베스트 키드? 카라테 키드? 쿵후 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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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옛날 노래가 갑자기 떠올라서 생각해보니 Survivor의 노래였고 그게 Karate Kid라는 1984년 (와 35년 전이다 대략!!) 영화의 주제곡이었단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영화를 찾아보니 우리 나라에는 “베스트키드” 라는 제목으로 상영했고 제법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 시절 살아있지 못했어서 극장에서 보지 못한 게 좀 아쉽기도 하고 말이다. 어쨌든 횡설수설해볼까 한다.
Survivor의 대표곡이 대부분 영화 삽입곡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들은 밴드 스스로가 만든 앨범들이 대박을 쳤다기보단 영화 삽입곡으로 대박을 치는 밴드로구나 싶었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Rocky 씨리즈에 들어간 “Eye of the tiger”라는 곡이 있고 (정확히는 Rocky III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IV에도 나온단다), 또 “Burning Heart”이란 노래도 있다. 나에겐 Burning Heart이 더 가까운데, Eye of the tiger는 그 특징적인 모티브가 워낙 강렬해서 Rocky라는 영화를 모르는 사람들도 적어도 태어나서 한 두 번 이상 듣지 않은 적이 없어서 다 잘 알 것 같다. 솔직히 Rocky는 복싱 장면이 너무 지루해서 제대로 본 게 거의 없다. 오직 음악만 등장인물들의 이미지만 기억할 뿐. 특히나 Rocky IV의 구도는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거의 코믹영화 수준이라고 봐야지 싶고.
어쨌든 보컬의 느낌이 좋았어서 흑인 밴드가 아닐까 (인종비하가 아님) 했었는데 지나서 듣고 보면 밴드의 연주가 너무 평이하고 미안하지만 좀 단조로와서 ‘아니구나’ 하게는 된다.
Karate Kid에 삽입된 “The momemnt of truth”라는 곡은 싱글로 이 영화와 함께 대박을 쳤다고 한다. 35년이 지난 지금 들어보면 글쎄 80년대스러운 특징은 모두 가지고 있구나 싶다. 솔직히 요샌 취미삼아 80년대 스러운 팝음악 스타일을 따라하는 ‘방법론’이 뭘까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 정도다.
곡 구성은 뭐랄까 기승전결의 패턴 두 개를 반복하고 (2절?) 나중에 단2도 올려 조바꿈하고 fade out하는 모양새인데 역시 히트하려면 중요 부분의 펀치감이 가장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그 부분만 계속해서 기억이 남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실 히트 요소는 초반 5초? 10초간 얼마나 사람을 끌어당기느냐 하는 것 아닐까 하는데, 이곡의 도입부는 생각보다 많이 좀 초라하다. 도입부가 없이 바로 들이대면 좀 ‘뜬금없다’ 싶기도 하다.
이 곡은 같은 영화의 음악을 담당한 청춘물 + 스포츠물 음악의 대명사인 Bill Conti씨가 참여를 했다고 나온다. 이 분은 70년대 Rocky를 시작으로 영화음악을 주름잡던 분이니 더 말할 필요가 없는데, 어찌보면 Karate Kid도 Rocky를 만들던 사단(?)의 작품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영화를 보면 첫작품이 대박을 쳤었기에 II, III까지 나왔던 것 같다. 그 이후 2010년에 성룡이 쿵후의 내용을 가지고 소위 가라데 키드를 다시 만들었다.
아직 II, III는 보지 않았고 첫작품과 2010년 가라데 키드를 빨리보기(^^) 해서 봤다.
그냥 느낀 점을 열거하라면,
- 랄프 마치오 이 배역으로 챔피언을 먹는 가라데 키드를 만드는 게 그 당시엔 가능했으려나 (먹혔으려나) 모르겠는데, 2019년의 시각으로 보면 아무리 엄청난 가라데 고수에게 사사받았다 하더라도 너무 비실비실해서 (기초 체력이 바닥으로 보여서) 개연성이 많이 떨어져 보인다.
- Elizabeth Shue는 상대 배역인 랄프 마치오보단 최소 3-4살 많은 누나 내진 젊은 이모처럼 보인다. 요샌 40대도 동안인 분이 많아서 심지어는 엄마라고 해도 먹힐 정도지 싶은데, 이게 80년대 중반 사람들의 눈엔 괜찮은 커플로 먹혔다니 좀 신기한 느낌이든다. 이 분은 마찬가지로 Back to the future II에도 원작의 Claudia Wells의 대타로 나오시는데 마찬가지로 Michael J. Fox의 큰 누나 내진 이모처럼 많이 들어보이게 나오시는데, ‘내 시각이 이상한가’ 싶어서 검색해보면 비슷한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 2010년의 성룡 영화에서는 백인의 개입도가 거의 0으로 떨어지고 흑인 (주인공과 그의 엄마) + 동양인 (중국인, 나머지 배역)의 비중으로 나온다. 영화의 캐스팅을 보면 동양인 = 중국인의 등식이 성립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쨌든 영화상의 중국인들은 대부분 잘 살고 교육열이 대단히 높으면서 근성이 뛰어난 사람들로 그려지는 듯 보인다. 실제로 그러한지 아닌지 보는 사람들마다 다를 것 같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영화가 끝으로 향해갈 수록 원작의 흐름을 따라간다. 제목이 여전히 가라데 키드인데 내용이 쿵후인 걸 보면 서양인에겐 쿵후든 가라데든 그게 그거라는 생각으로 타게팅한 것 같은데 등장인물의 대부분이 중국인이고 한자가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 등장하고 중국의 (빨간) 색채가 가득한 것으로 봐서는 뭘 어떻게 타게팅한 것인지 분간을 하기 좀 어렵다.
2019년의 시각으로 봤을 때 80년대의 음악이나 영화중 히트작은 대부분 inspiring 하는 것들이 많았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그런 작품들이 계속 등장하고 히트하고 했던 것 같은데, 그 시절 자라나던 사람들을 타겟으로 해서 그런 풍의 영화나 음악이 다시 만들어지고 (그러나 기대만큼 흥행하진 못하지만) 하는 것 아닐까 한다.
희망없다 우울하다 어쩌다 하는데, 음악이나 영화라도 그런 식으로 만들어서 치료제 까진 못하더라도 보조제(?)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는 된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느니 쓸데없이 진지해질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말이다. 개연성이 있긴 해야겠지만 개연성 100%를 추구한다면 그냥 뉴스나 현실을 보면 되지 구태여 영화를 봐야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