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Re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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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지 여러 해 되는 작품인 듯 한데, 어쩌다 한꺼번에 몰아봤다.
미스테리/서스팬스? 뭐 그런 의도로 만든 작품 같다. 이런 작품들의 성패는 스토리가 얼마나 개연성이 있으면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지 한다. 주로 이런 작전이 성공하게끔 각본/연출을 잘 해내면 명작으로 꼽히기도 하고 최종회로 갈 수록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작품은 뭐랄까 극의 흐름이 초반엔 제법 빨라서 제법 몰입이 되는데, 사실 이렇게 되면 인과관계가 잘 맞아떨어지는 이야기 거리가 끊임없이 따라붙어줘야 10화까지 몰입도와 긴장감은 낮추지 않고 끌고 갈 수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3-4화 이후는 뭔가 소재가 딸리는 느낌을 주더니만 ‘이러다간 5화 만에 다 끝나는 거 아닌가? 그 다음은 뭘로 버티려나’ 싶더니 후반부는 의미 없는 이야기들을 끼워넣고 같은 맥락의 장치를 재탕 삼탕하다보니 개연성도 다 떨어지고 빨리 넘겨보기 해서 결말에 이르게 된다.
하루 몰아보기로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니 하루에 전부 몰아봐서 이야기 전개가 더 엉성해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렇다보니까 3화부터는 3-4개 에피소드 정도는 그냥 건너 뛰어도 별로 지장이 없다 싶을 정도다.
매주 한편씩 본다면 적당히 까먹고 복습하고 하다보니 재미있게 봤을지도 모르지만. 그럴까? 아니다. 대부분 시청소감은 비슷하다. 사실 할 말은 많지만.
좀 뭐랄까 영화나 드라마에서 ‘반전’이란 소재가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된 이후로는 이런 류의 드라마에서는 거의 100% 결말 부근에서 큰 반전이 일어나는데, 이게 상식적으로 수용가능한 것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니까 반전을 일으킨 당사자는 극의 대부분에서 그 자신의 의도를 숨기거나 그 반대로 오랜동안 인간의 본성을 숨기고 억지로 ‘착한 척’하게 되어있는데, 이게 아무리 비정상적인 인성의 캐릭터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가능한 것이냐 하는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 것이다.
또 대개 그 반전이란 게 ‘어떤 여성 캐릭터가 어리버리한 남성 캐릭터를 사랑해서 이게 어느 정도 발전했는데, 알고보니 뭔가를 얻기 위해서 꽃뱀짓을 한 것이다’ 라는 스토리이다 보니까 사실 이런 류의 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접하게 되면, 새로운, 그런데 비정상적으로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면 사실 이후의 스토리가 한번에 감이 잡히게 되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한다. 오히려 그런 여성 캐릭터(Femme fatale?)로 등장하는 여배우의 이미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해당 작품의 성공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기도 한다.
이 드라마에서는 반전을 몰고오는 여성 캐릭터가 좀 이랬다 저랬다 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한 것인지 몰라도 그외의 다른 정황들과는 맞아떨어지지 않는 어색함이 있어서 3화를 넘어가면서 몰입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