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X3000용 김벌 어댑터

김벌 중에 가장 저렴한 것이 스마트폰 용으로 나온 김벌인데 이것들은 refurbished로 된 것으로 사면 50불도 안되게 살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뛰어나다면 이것으로 나름 훌륭한 촬영 장비가 마련되는 셈인데, 적어도 내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쓸데없이 초점을 잡는다며 바보 짓을 하질 않나 그래서 수동기능이 있는 앱으로 강제 촬영하면 매번 세팅해주고 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어차피 김벌을 써서 찍는 대부분의 샷은 광각 샷이고 일부러 근접 촬영을 한다거나 심도를 일부러 낮춰 촬영하지 않는 이상 초점은 무한대로 잡혀있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엔 (핸드핼드) 김벌을 써서 촬영하는 경우에 특별히 초점을 잘 잡는 카메라와 초점 거리가 긴 렌즈를 쓸 이유가 없고 초점도 무한대로 고정하여 찍는 것이 원하지 않는 헌팅을 막는 데 유리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아예 초점이 무한대로 잡혀있고 광각으로 세팅되어있는 (그러나 배럴 디스토션은 낮은) 액션 캠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김벌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져야 맞는데 GoPro의 경우엔 저렴한 김벌이 있지만 X3000은 그렇지 못하다. 스마트폰의 경우는 사용자가 많을 것으로 생각해서인지 가격이 저렴한 것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가장 저렴한 것이 Zhiyun의 Smooth Q이다. 구형 모델인데 일반적인 김벌의 기능은 다 하는 물건(인데 가격이 싸서)이라 쓸만하다. Zoom이니 스마트폰과 연계되어 구동되는 기능 다 별 쓸모없다. 김벌의 steadyshot 기능 때문에 쓰는 것 아닌가?

여기에 X3000을 얹으려면 별도의 어댑터를 쓰는 사람도 있고 스마트 폰을 끼우도록 된 클립에 X3000을 강제로 끼워넣고 이것을 90도 회전시켜 쓰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어댑터를 쓰는 것보단 낫겠다 싶어서 그냥 90도로 회전시켜 사용했는데, 이러한 경우 김벌이 디자인된 그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여러 가지 제약이 발생한다. 이를테면 스마트폰 클립이 뒷쪽 모터부분과 닿아서 회전이 되지 않는다든가 모터부분이 화각에 들어와버린다거나 하는 문제이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 이유에서 김벌 어댑터를 쓰는 데 대개 3D 프린팅이 된 것을 쓰거나 DIY로 만들어 쓰는 방법이 있다. 아쉽게도 중국에서 이런 물건을 만들진 않았다. Rx0같은 소형 카메라용 어댑터는 대략 14불 정도에 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경우는 3D 프린팅 된 것을 구입하거나 혹은 누군가 디자인해 놓은 stl 파일을 가져다가 3D printing을 의뢰하려고 했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서 그냥 DIY하였다. 아크릴이나 포멕스로 대충 칼질(가위질)해서 가공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너무 정밀하게 가공할 필요도 없는 것이 스마트폰의 크기가 가변일 것을 고려하여 클립도 많이 여유가 있고 김벌 자체가 밸런스를 맞출 수 있도록 가변적인 부분이 많아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문제는 1/4인치짜리 스크류를 구하는 것인데 이게 생각보다 흔한 편이라 쉽게 구해 쓸 수 있다.

나는 4x4 inch 짜리 3mm 두께의 포맥스 (pvc foam) 두장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아주 작은 금속 앵글 하나를 붙여서 만들었는데 거의 제작비용은 3천원 정도 들어간 것 같다. 포맥스가 생각보다 매우 약했는데 두 장을 겹쳐만들면 쉽게 만들 수 있고 약한 대신 가공하기는 쉬워서 가위로 대충 오려내고 강력 접착제를 쓸 필요도 없이 스테이플러로 대충 찍어놔도 잘 고정이 될뿐 아니라 금속 볼트/너트로도 잘 고정이 되었다.

문제는 김벌 어댑터가 아니라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다. 포멕스는 매우 경량이라 문제가 없고 X3000 또한 100g이 살짝 넘는 무게라 200g이 max payload인 Smooth Q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스마트폰 처럼 모든 질량이 골고루 분산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김벌 입장에서는) 한쪽으로 몰려있는 경우가 되어서 완벽하게 제어가 되지 않고 oscillating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