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적응

시차적응을 생각하면 여행지에서의 시차적응보단 복귀 후의 시차적응이 더 어려운 것 같다. 신기하게도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의 시차 적응이 빠르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집으로 돌아와서 시차적응이 빠를 것 같지만 그 반대라는 것에 또 놀라고 말이다. 여행기간의 길이와 상관없이 시차 적응은 생각보다 피곤하다.

운동능력의 저하를 보면 그게 더 뚜렷하다. 이를테면 여행 목적지에 도착해서 하루 이틀이면 평소의 운동 능력만큼 운동할 수 있는 것에 반해서 여행에서 복귀하고 나면 운동 능력이 심하게 저하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회복도 오래 걸린다.

어제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대낮엔 내내 일하다가 정상적인 취침시간보다 약간 일찍 잠들었지만 한밤 12시가 좀 넘어서 기상한 후에 새벽내내 깨어있다가 해가 밝아올 때쯤 잠이 들었다가 정상적으로 출근해있으니까 내내 머리 속이 멍하다.

갑자기 바보 멍청이가 되어버린 것일까? 갑자기 늘상 보이던 어떤 타인이 머리 속에 박힌 채 잊혀지질 않는다. 말 한 마디 나눈 적 없지만 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찾아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미친 짓도 가지가지 한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