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기: 1주째 2.5kg 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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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는 데 장사없다라는 것 인정한다. 하루 두 끼만 먹고 그 외엔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0 kcal의 물, 차 외엔. 덕택에 기분도 좋지 않고 쉽게 말해 살아가는 느낌조차 없고 운동할 때 기운도 안나고 의욕도 없고 결과도 신통치 않다.
늘상 1-2주 차엔 살이 잘 빠진다. 사실 글리코겐과 물이 빠져나가는 것이니까 물로 불어있던 몸의 구석 구석이 얇아지는 느낌이 든다만. 마찬가지로 멀쩡한 과일에서 물이 빠져나가면 쭈글쭈글해지듯 가장 먼저 얼굴이 딱 그런 모양새가 되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
한동안 칩거하다 방송 타려고 나온 연애인들의 얼굴이 수척해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기 보단 비활동기에 집에 들어앉아서 편하게 운동안하고 잘 먹고 지내다가 카메라 받으려니 살은 빼야겠고 그래서 급히 감량하고, 그래서 감량 좀 됐다싶으면 부리나케 나오려니 그럴 밖에.
내 경험으로 살 빼고 나서 ‘다지기’에 들어가면 그래도 얼굴이 덜 상해보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말들 있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냥 살 쪄 있다가 감량해서 빼고나면 살이 예전보다 빠져있는 동안은 그냥 내내 얼굴이 쭈글상이 된다. 표정도 좋지 못하고. 기운도 없어보이고.
하루의 많은 시간을 허기짐 가득히 보내고 있으면 얼굴이 밝아질 이유가 없다. 더구나 칼로리 풍부한 맥주같은 것을 맘대로 마실 수가 있나. 그렇다고 운동을 하러가도 의욕도 덜할 뿐더러 긴 시간 운동하기도 웬지 벅찬 느낌이 들고 수행능력은 잘해야 예전의 70% 정도 밖에 나오고 거기에 여러 셋 반복하더라도 펌핑감 따윈 오지 않는다. 열심히 운동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피로감은 오질 않는 느낌인데, 그만큼이나 근육통도 별로 없다는 게 허무한 노릇 아닐까. 그렇다고 중량은 예전처럼 칠 수 없고. 그러니 결과도 늘상 기대이하다.
이렇게 말하면 좀 뭐하지만 사람이 마치 고무 풍선 같아서 한번 크게 불어서 늘려놓으면 나중에 바람 빠지고 나도 원래 모양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 아닐까 한다. 그러니까 체중이 많이 늘어났었던 적이 있으면 온몸이 그에 맞춰 늘어나버려서 그만큼 살뺀 후의 후유증도 큰 것이 아닐까 한다. 감량했을 때 기운없어 보이고 초라한 얼굴을 하게 되는 것도 그렇지만 이후에 제대로 영양공급이 되자마자 예전 늘어났을 때의 몸무게로 복귀하는 속도도 매우 빠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