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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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per라니 Blue Oyster Cult의 노래가 떠오른다. 사실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인 Buck Dharma는 이 노래만 일평생 주구장창 우려먹고 살았던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이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고 연주했던 것 같다.

말이 잠깐 샜는데 DAW로서의 Reaper 이야기를 하자는 거다. Cockos (글쎄 좀 어감이..)라는 회사에서 만들었고 본사는 뉴욕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니까 미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만들었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될까? Logic은 eMagic이라는 독일 회사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고 DAW의 또 다른 산맥인 Pro Tools는 미국의 Avid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있다. Cubase는 독일의 Steinberg에서 만들었고 말이다.

이후의 회사들이 팔리고 팔려서 Cubase는 Yamaha 소속이 되었고 Logic은 Apple 소속이 되었다. 가격적인 면으로 보자면 여태 Pro tools가 최상위를 점유하고 있고 그 다음이 Cubase가 아닐까 하는데 Logic의 경우는 차라리 대중화를 추구해서 $299라는 가격에 덤으로 샘플과 루프들도 마구 마구 퍼주고 있다.

Reaper는 상대적으로 무명인데다가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라든가 세련미에 있어서는 다른 DAW와는 격을 달리한다고 봐야할 것 같다. 사실 Repear는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Cubase와 Logic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관심이 없었는데, 세상이 많이 바뀌고 나니 윈도우에서 내가 취미용으로 접근 가능한 수준에서는 Repear 외엔 딱히 쳐다볼만한 DAW가 없기 때문이었기도 하다. 사실 MacOS에서도 Reaper를 잠깐 써본 적이 있긴 하지만 Logic처럼 좋은 DAW가 있는 마당에 Reaper는 딱히 그 용도가 불분명했다. 더구나 MacOS용의 Free VST는 생각보다 그리 요긴한 것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Reaper는 Free VST가 많은 윈도우즈 세계에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DAW가 되겠다. 아무리 Free VST라고 해도 그 품질들은 대부분 좋고 구동속도도 매우 빠르다. Waves라든가 그외 값비싼 Plugin을 구입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 손품만 잠깐 팔면 훌륭한 plugin들을 많이 건질 수 있다.

내가 Logic을 주로 쓰고 Cubase와 같은 DAW를 경험했던 바로는 Reaper의 느낌은 다음과 같다고 해야할 것 같다.

여기에 추가로 최근에 Pro tools 2019.10을 만져본 소감을 곁들이자면

미안한 얘기지만 Pro Tools를 수십년 사용해서 익숙해진, 그러나 여태 필드에 있는 나이든 노친네 엔지니어들도 절레절레 할 정도의, ‘세상 모든 것이 다 변해가도 한결같은’ UI와 기능들, 뻑뻑함, (언제 뻗을지 모를 것 같은) 불안함이 느껴진다.

마치 여태 Microsoft의 Office들이 무겁고 느려터진 것과 같은 이유라고 해야할까? 그런데 세상의 변화는 빠르지 않아서, 나도 여태 회사 문서를 Word/PowerPoint로 작성하고 있고, 여태 한글과 컴퓨터가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까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