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wdl-ol

WDL-OL이란 것은 Oli Larkin이란 사람의 개인 프로젝트에서 비롯된 일종의 플러긴 제작용 프레임웍이다.

잘은 몰라도 이 사람이 이 프레임웍을 무료로 열어놓은 덕택에 이 세상의 수많은 방구석 오디오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플러그인의 형태로 담아서 이 세상에 무료로 풀어놓은 것들이 꽤 된다.

이 플랫폼이 나온지는 10년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충 이게 뭐하는 물건인지 정리해보자면

나 역시 대략 10개 정도의 플러그인을 만들었지만 수줍은 관계로 세상에 풀지 않았다. 아마 맘이 바뀌면 올 해 다 풀어놓을지도 모르겠다.

나야 귀찮아서 오직 MacOS용 AU 플러긴으로만 빌드했고 VST용으로 만들지도 않았고 Windows 용으로는 더더욱 작업하지 않았다. 사실 2-3시간만 더 투자해서 작업하면 단 한번의 프로그래밍으로 Mac/Windows용으로 AU/VST 플러긴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도록 automation도 가능하다고 본다. AAX같은 것은 제작해봐야 의미가 없는 것이 bedroom musician의 경우는 Pro tools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만일 사용한다 하더라도 대개 고가의 플러긴들을 애용하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90년대/2000년대 초반처럼 DAW를 취미로 즐겨쓰는 사람들도 이젠 별로 없는 것 같다. 당시엔 audio로 저작물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던 사람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대부분 video로 옮겨갔으니까 말이다. Premiere/After effect, 또는 FinalCut/Motion을 잘 다루는 것이 소소하게 돈벌이 하는 데도 더 쓰임새가 있으니까 말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wdl-ol이 유료의 juce라는 프레임웍과 어찌보면 경쟁관계(?)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제작자 입장에선 돈도 안되고 하니까 관리가 안되서 요즘 Xcode도 지원을 하나 싶어서 잠시 돌려보니 아주 잘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대부분의 OS에서 32bit plugin도 지원하지 않는 추세라 32bit plugin을 제작할 이유도 없고 해서 제작자 입장에선 매우 간편해졌는데 문제는 수요가 예전 같지 않으니까 무료로 만들어서 그냥 풀어도 찾는 이가 없으니까 보람이 별로 없는 것 아닐까?

오히려 영상제작용 LUT을 만들어 파는 이들이 더 재미보는 세상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아마도 이렇게 5-6년 더 흐르면 개인용 AI 플랫폼이 보편화되어서 deep fake용 프레임웍을 판다든가, 아니면 실제의 인간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창의적인 형질을 갖는 케릭터를 창조하는 프레임웍을 공유하는 시절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90년대/2천년대 초반엔 개인이 오디오 저작물을 제작하던 시절에서 2천10년대에는 비디오 저작물을 즐겨 제작하고, 2020년대에는 가공의 캐릭터를 창조해서 비디오 저작물을 제작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물론 가공의 캐릭터는 가상 공간에 놓이게 되니 당연히 가상현실을 제작하게 되는 것이지 않겠는가? 지금 당장엔 현실에 존재하는 캐릭터로 가상(?)/증강(?)현실을 구현하고 있는 단계라고 하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