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지방이 잘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예전엔 이랬던 적이 없는데 갑자기 몸에서 기름이 잘 빠지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실제로 그렇다. 허리 주변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 몸무게는 별 변화가 없는데.

한동안 일부러 덜 먹었다거나 또는 저탄고지를 한다고 해서 탄수화물을 거의 안먹어가며 살을 빼는 동안에도 이런 일은 없었던 기억이다. 그땐 꼭 허리 주변 뿐만 아니라 몸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그런 상황이었다. 비록 2-3년전 기억이지만, 당시엔 운동을 해도 펌핑감도 없고 그랬지만 분명히 몸이 가벼워서 뭘 하든 힘이 덜 들었던 기억이있다. 물론, 그때에 비하면 많이 늙어져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만.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어쩌다 운동하러가도 다루는 무게가 예전에 비해 많이 늘었고, 예전 같으면 운동후에 기운 빠질까봐 하지 않던 하체를 많이 넣어서 하고 있고, 무엇보다 3대운동을 프리웨이트로 고정메뉴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량의 증가는 실로 놀라운 일이다. 처음에 가서 만지작 거리던 중량에 비해서 2-3배가 늘었다. 이보다 더한 중량을 다룰 수는 있겠지만 부상을 입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되니까 일부러 그런 리스크를 떠안을 이유는 없다.

이들 운동은 운동 빈도가 높지 않아도 효과(다음날 근육통, 기운 없음)는 아주 좋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물론 운동 빈도를 올려버리면 몸이 많이 힘들어지는 대신 매번 운동으로 인해서 받는 충격은 훨씬 덜 해지는 것은 맞다. 이런 시점에는 삶을 위해 즐기면서 운동을 한다라고 하기 보단 무슨 입시 준비라도 하듯 어떤 목적을 위해 몸을 호되게 담금질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정신상태가 되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복근 운동은 예전엔 일부러 했다면 지금은 하지 않아도 배가 나오거나 하지 않는다. 대신 한번에 3대 운동 중 2개 정도 하고 오면 저녁엔 잠도 빨리 들고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움직이기 싫을 정도로 몸이 쳐진다.

다들 웨이트 운동이 좋다고 난리들인데, 막상 하고 있으면 노가다를 잘 뛰기 위해 하는 훈련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거운 무게를 지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거나 아니면 무거운 무게를 바닥에서 들어올리는 일을 반복하는 일들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정말 힘들다. 애초에 사람은 이런 활동을 해야만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되어있는 존재다 라고 교육 받았다면 지금과 같은 삶 (sedentary)을 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것은 실제로 두번 곤욕인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sedentary한 상태에서 정신 노동을 해야 하는데 거기에 잘 먹고 살기 위해서 active해야 되니까 말이다.

나에게도 아랫배 기름이 쫙 빠져 찰싹 붙어버리는 그런 날이 오긴 하려는 걸까?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낮은 체지방률로 가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표준 체중을 밑돌던 어린시절에도 팔다리는 가늘었지만 복사근이 보인다거나 했던 일은 없었다. 오히려 반대로 지금은 복근과 복사근이 보일 정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