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기억 상실..
Written by
Ke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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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급격한 단기 기억 상실에 시달린다. 도무지 내 머릿 속에 급히 해결하고 싶은 일이 무엇때문인 것인지 방금전에 뭔가 하려고 떠올렸던 것을 순식간에 잊는 일이 늘어가고 있다.
지금도 방금전에 하려고 순간적으로 마음 먹은 것을 도저히 기억해내지 못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런 상태라는 것을 또 잊게 될지도 몰라서.
죽을 때가 다가오거나 하는 거면 그러려니 해야지 별 수 있냐만.
오늘 아침에 정말 황당했던 것은 마시려고 만들어 놓은 커피를 저녁을 먹고 난 지금에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물도 끓였고 커피도 적당히 우려내려고 둔 뒤, 몇 가지 메일을 읽고 난 뒤에 찾아보니 없는 것이다. 커피를 가공하려고 꺼내놓았던 도구들만 그냥 있었을 뿐.
그 뜨거운 것을 홀라당 마셔버리고 기억을 못하는 것이라면 메일을 읽던 자리 근처 어딘가에 찻잔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고. 집 안을 아무리 뒤져도 나타나지 않는데, 그것을 계속 찾고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매일 매일이 오래도록 반복되다 보니 하지도 않은 일을 습관처럼 했으리라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 이젠 좀 뭔가 일상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된 것이라 이해해야 하는 게 맞을 듯도 하고.
정말 예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마시지 않은 커피를 발견하게 된다면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뭔가 준비해야 하는 게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