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창궐 이제 끝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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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전염병과 관련된 영화 “Contagion”(2011)을 봤다. 영화는 치명률이 매우 높은 전염병으로 시작해서 백신 개발로 끝난다. 여기에 부수적인 몇 가지 에피소드들이 붙어서 나오는데 별로 주의를 끌만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이 영화속의 바이러스만큼처럼 악독하진 않지만 아직 그 위세가 대단하다 싶다. 오늘도 내가 머물고 있는 이 나라의 신규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기고 있으니까 전염력은 대단하구나 싶다. 이미 지금까지 사망자 수는 계절성 독감으로 죽는 사람들의 대충 3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전세계적인 사망자수가 24만명에 이르고 있다.
영화속에 나오는 미국은 전염병이 발발한지 130여일만에 백신을 개발해서 종료 단계에 접어들게 되는데, 실제의 세상에선 이미 전염병이 보고된지 130 일이 넘어가고 있지만 별 다른 소식이 없다. 오히려 영화속의 CDC라는 기관은 실제에 비해서 상당히 빨리 반응하고 있고, 대처방안도 나름 나쁘지 않아보였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실제의 세상은 그냥 맥없이 모든 사람들이 집에 갇혀있는 지경이고, 이것을 풀어달라 난리를 치지만 막상 풀자마자 신규확진자가 다시 늘어났다는 보고들만 있다.
실제로 밖에 나가보면 생각외로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상점이든 뭐든 다 닫혀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어딜 오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집안에만 있을 수는 없는지, 만나려는 상대방의 집앞에 차를 몰고 와서 그렇게들 만난다. 전염력이 높고 어쩌다 해도 마스크도 쓰지 않고 있고, 근거리에서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 한다. 내 친구니까 전염되었을리 없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점점 사람들이 이런 지경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익숙해졌다는 말이 이 전염병이 처음 돌았을 때만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이쯤 되면 다 사라졌겠지, 혹은 걸릴 놈들은 다 걸려서 앓다가 죽거나 낫거나 했겠지 이런 생각인 듯 하다. 무엇이 옳았는지는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차를 몰고 주변을 돌아보면서 느낀 것은
- 내가 이런 곳에서 살고 있었구나!
- 생각해보니 한달 반 전엔 매일 이곳을 오갔었구나!
- 고작 전염병 하나로 활기차던 곳이 쑥대밭이 될 수도 있구나.
생각보다 테슬라의 Model 3가 많이 팔린 듯 하다. 길거리에 Model 3가 꽤 많이 보이고 있다. 주식값이 그렇게 치솟은 것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같은 회사의 차가 급속히 보급되는 것은 처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