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한 Mac 유틸리티: XLD

Mac 세계에도 가만히 보면 양질의 소프트웨어를 오랜 시간동안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Karabiner key라든가 한참 전에 지원이 중단되긴 했지만 perian이라든가 등등.

XLD도 그 중 하나다. 이게 뭐하는 소프트웨어냐면 오디오 파일의 코딩방식을 변환해주는 그런 소프트웨어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Mac/Linux/Windows를 수도 없이 오가며 수많은 툴을 사용해보고 있지만, 오디오 코딩 관련해서 이것보다 좋은 소프트웨어는 본적이 없다. 비록 그 소프트웨어 자체가 코딩 변환을 해주는 것이 아닌 Lame이라든가 잘 알려진 ffmpeg 등을 이용해서 변환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깔끔하게 해내는 것은 이것 뿐이다. 물론 여기에 iTunes가 더해져야 옛날에 떠돌던 음반들을 적당한 bitrate로 변환해서 가지고 있을 수 있긴 하다만.

구체적인 기능은 열겨해봐야 무의미하고 워낙 사용하기 쉽고 기능이 편리하기 때문에 한번 써보면 왜 좋은지,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했냐 하면, 제작자가 오랜 세월을 두고 차근 차근 기능을 개선해왔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자면 처음엔 개발자 자신도 공부를 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들이 많기에 주로 어려운 부분을 중심으로 기능이 많이 붙고 그쪽으로 소프트웨어의 초점이 맞게 된다. 그러나 오랜 세월 사용하다보면 어떻게 만들어야 매일 매일 사용하기 편리할까를 고민해서 그쪽으로 발전을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들여 다듬은 소프트웨어일 수록 매일매일 사용하기에 더없이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XLD도 거기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오래된 앨범을 flac으로 얻게 되었다면, 그냥 파일 무더기를 XLD 아이콘 위에 던지면 된다. 해당 폴더의 구성 파일들을 대충 훑어봐서 cddb 같은 곳에 가서 곡의 이름, 아티스트의 이름들을 가져와서 자동으로 붙여넣기도 하고 cue 파일을 이용하기도 하고 artwork이 있다면 자동으로 가져다 붙이고, 없다면 cddb에서 가져다 붙이기도 한다. 바로 이런 기능이 매일 매일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가장 편리한 기능이다.

목표 bitrate라든가 codec을 매일매일 수시로 바꾸지 않기에 그런 메뉴들은 뒤에 숨어있다. 그냥 파일을 던지면 내가 원하는 대로 결과물이 조용히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multithread를 자동 지원하고 진행 사항도 그래프로 알려주기 때문에 믿고 사용할 수 있다. 그 옛날 가지고 있던 CD를 ripping하느라 애쓰던 시간에 비하면 지금은 눈 서너번 깜박이는 동안 모두 완료된다.

물론 요즘 그 누구도 자기가 자신의 library를 만들어두고 음악을 듣진 않는다. 그것들은 이미 누군가가 나 대신 해주고 약간의 저작권/사용료만 받아갈 뿐이지. 늙은이스러운 짓이란 소릴 듣더라도 그냥 난 이렇게 라이브러리를 꾸려가려한다. 이미 1/3 정도의 컨텐츠들은 인터넷에서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물론 듣는 사람이 없어서 (돈이 안되니) 사라졌다가 맞다. 인기가 있든 없든 나만 좋으면 그뿐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