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Black Man in San Francisc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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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샌프란시스코를 무대로 한 영화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얻어 걸린 영화이다. 그럭저럭 끝까지 봤다. 뭔가 예상을 뛰어넘는 진행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끝까지 그런 것은 없다. 드라마는 예상대로 흘러가고 생각보다 좀 밑밑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의 대부분은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긴 해도 인근지역은 여러 번 가봤던 곳이라 흥미가 있었다.
기왕에 봄도 되고 영화에 등장하는 곳도 가보자 해서 계획없이 나갔다가 잠시 들러봤다.
주인공 가족이 잃게 되었다는 문제의 집은 959 South Van Ness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에 가끔 갈 때 지나쳤던 큰 도로, Van Ness Ave 상에 있다. 심포니홀은 이 곳보다 좀 북쪽에 있는데 사실 차로는 매우 가까운 거리다.
샌프란시스코 전 지역이 인구밀도가 높고 집값이 매우 비싸지만 사실 집과 거리, 도로들이 좀 21세기의 대도시라고 보기엔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고 길거리에 부랑자들 천지에 매우 지저분하다고 해도 (사실 서울처럼 깨끗한 도시는 어딜 가나 참 보기 힘들다) 이곳은 나름 괜찮아 보이는 동네다 싶다. 영화상에서도 좀 사는 백인 동네로 나오고 있고 말이다.
사실 이곳보단 주인공이 얹혀 살던 친구의 집, 901 Innes가 사실 더 가보고 싶었다. 좌표를 찍고 간 것이 아니라 인근 지역을 차로 지나쳐왔는데, 대충 설명하자면 280과 101이 만나는 위치에서 동쪽으로 빠져나와서 바닷가쪽으로 가다보면 나온다. 101을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지나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바다를 끼고 달리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다시 육지쪽으로 들어가다가 오른쪽으로 빠져도 나온다.
영화속에서는 엄청나게 허름하고 좁아터진 집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고, 샌프란시스코 주요 지역에 비하면, 또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집으로는 가격이 매우 싼(?)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건물의 낡음, 좀 황량한 주변지역을 생각하면 싸다고도 볼 수 없는 그런 집으로 보인다. 한국 같으면 바다가 보이는 (같은 바다라고 하지만 소살리토 같은 곳에서 바라보는 뷰와 달리 그다지 좋진 않다. 영화에서 확인하면 된다.) 영화속에서는 주소가 901이라고 나왔는지 모르지만 실제 주소는 911이라고 나타나고 가격은 대략 1.2M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인공이 살고 싶어하던 그 집은 영화상에서는 4M 정도 하는 집으로 나오는데, 2021년 현재 6M 정도하는 매우 비싼 집이고 (5240 sqft으로 매우 넓은 집이다!) 최근 30일간 가격변화가 1M에 가깝게 계산되는 엄청난 집이다. 영화상에서는 1870년대에 지어진 집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1900년에 지어진 집으로 나타난다. 집의 방향이라든가 그 주변을 여러 번 가봤던 기억으로는 골든게이트 브릿지 뷰와는 전혀 상관없는 집이다. 오히려 비슷한 모양(꼬깔 모양의 지붕을 한)의 길건너 집이 1871년에 지어진 집으로 나타난다.
어찌되었든 어떻게든 주인을 구워삶아서 영화가 제작된 시점에 이 집을 구입했다면 1-2년새에 2백만불을 벌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오른 집 값 때문에 세금을 엄청 내면서 들고 있었어야 되었겠지만)
또 재미있는 사실은 실제로 $6M 이나 하고 있는 집이지만, property tax로 잡힌 가격은 지금 주인이 2002년에 20만불을 주고 구입했다고 나타나는데, 2005년에 집의 가격이 34만불인 것으로 잡혀있고 매년 2%씩 가격 상승한 것으로 추산되어 2020년 기준 고작 45만9천불로 잡혀서 매년 5,668불(!)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도 부동산 소득으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은 고려되지 않고 말도 안되는 금액의 세금을 내고 있는 경우가 꽤나 많다.
그동안 나름 집을 보수하면서 있긴 했겠지만 20년에 집값이 20만불에서 600만불로 뛴 것이니까 대략 30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생각해보라. 70억이나 하는 집의 부동산세가 고작 1년에 6천불도 안된다니. 인근지역의 property tax rate이 1.27-1.3% 인 것을 감안하면 해도해도 너무한 것이다. 1%만 낸다 치더라도 매년 6만불씩 내야된다. 미국에 이런 집들이 한 두개가 아닐테니 말해야 무엇하랴.
아마도 영화때문에 가격이 오른 것인지 아니면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 받아서 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옆집들에 비해서 꽤 비싸게 가격이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