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 1달 사용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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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갇혀서 심심해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프로젝터 가격도 올랐다던데, 어찌되었든 난 그럭저럭 잘 쓰고 있다.

대략 한달간 느낌 소감을 정리해보자면

1) 대형 TV를 놓는 것 보단 빈 벽으로 있는 것이 공간도 넓어보이고 좋은 것 같다. (너는 왜 티비가 없어? 거실을 이 따위로 쓸거야?) 쓸데 없이 TV bed니 이런 거 가져다 놓아서 번잡하게 해놓아야 할 이유도 없고, 이런 저런 케이블 때문에 그 앞이 어질러져 있어야 할 이유도 없고. 2) 나름 싸지 않은 프로젝터이지만 그래도 프로젝터인 이상엔 TV만큼의 쨍함/또렷함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에 더 좋다. 원래 영화란 건 초점 나간 듯 흐리멍텅한 맛에 보는 것 아닐까? 3) 프로젝터로 뭔가를 보려면 일부러 주변을 어둡게 하고 있게 되는데, 신기하게 그렇게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피로가 가셔지는 느낌을 받는다. 4) 램프를 식히기 위한 팬 소음, 또 그 때문에 전원을 곧바로 켜고 끌 수 없는 성질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만. 견디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 5) 프로젝터로 조사하는 평면이 꼭 매끄러운 흰색 스크린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지면 어느 정도 패턴이 있는 벽이라도 별 문제 없는 것 같다. 괜히 스크린이랍시고 설치해서 벽이 지저분한 생태로 있고 하는 게 오히려 더 번잡하다고 본다. 6) 프로젝터가 비추는 곳에 스피커가 청자를 향해 있어야 임장감을 줄 수 있는데, 앰프는 워낙 작게도 나오니까 스피커 뒤에 감출 수 있지만 스피커간 배선을 눈에 띄지 않게 해주는 문제만 남는다. BT로 하더라도 음질은 충분히 좋다.

문제는 프로젝터로 뭘 보느냐에 달려있다. 모처럼 좋은 영화를 감상하고 나면 피로도 풀린 듯 하고, 마음속에 뭔가 들러붙어있던 찌꺼기가 떨어져나가서 후련한 느낌 (이걸 카타르시스라고 하는 것일까)도 든다. 해피앤딩이든 아니든 상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