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출력 오디오 앰프

요새 사람들은 앰프들이 워낙 싸지고 좋아지다보니 출력에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옛날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쓸데없이 출력을 부풀려서 물건을 파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지금 저가의 앰프들도 예전처럼은 못하지만 여전히 숫자를 속여서 팔고 있다.

옛날엔 대개의 오디오 파워 앰프가 class AB 였기 때문에 작은 출력의 소리를 내겠다고 하더라도 전류를 많이 흘려야 했고 그 때문에 출력이 작은 앰프라고 하더라도 전원부도 좋아야 했고 방열판을 달고 있어야 했다. 그러니까 출력이 높은 앰프라고 하면 당연히 많은 전류를 쓸데없이 흘리고 (class A만은 못해도) 열을 내고 했단 것이다.

class D로 대세가 전부 이동한 뒤에도 마찬가지로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 채널당 50W 출력은 내느니 어쩌느니.

대충 8옴 부하를 기준으로 보면 50W를 내려면 간단한 옴의 법칙으로 20V 이상은 걸어주어야 한다. 앰프 효율을 거의 100%로 봤을 때도 그렇다. 스테레오면 채널이 2개니까 최대 출력을 낼 때를 기준으로 본다면 1.25 X 2 정도의 전류가 흐르는 것이니까 전원도 당연히 100W 이상의 핸들링 능력이 있어야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분들 대개 전원은 12V 1A 가 정격이라는 전원부를 쓰고 있다. 이 앰프는 아무라 잘해봐야 채널당 6W를 낼 수가 없다. 들어가는 게 최대 12W인데 어떻게 100W가 나온단 말인가?

어려서부터 오디오에 관심도 많고 음악도 엄청나게 들어왔지만, class A/… 따위 별로 의미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적당한 음량에 너무 빠지지 않는 저음만 나오면 그것만으로도 되는 것 아닐까 한다. 누군가 잘 나가는 음악 앨범의 제작 플로우를 그려놓은 것이 떠오른다. 엄청나게 비싼 음향장비를 이용해서 제작하였지만 마지막 끝단은 이어버드란 것을. 지금은 그만도 못한? 개긴도긴인 모노 블투 스피커가 맞지 싶다.

기술은 발달한다지만 그것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는 반비례 혹은 역행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음악들을 들을 때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더 다양하고 좋은 악기들을 더 쉽게 빠르게 배울 수 있고, 더 다양한 보컬 기술을 익히고 유지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대중 음악은 멜로다인이 없으면 안되는 보컬에 100% 퀀타이즈된 컴퓨터가 연주하는 반주를 써야 팔리는 세상이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