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고 귀찮아하는 만큼 바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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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고 하기싫어서 오는 불이익/불편함 따위 신경 안쓴다면 상관없다. 오히려 그런 대범한 마인드가 존경스럽달 밖에.
난 그게 잘 안된다. 당장에 뭘 하지 않아서, 당장에 잠시 정신을 바짝 차려서 서두르지 않아서 지금이 아니면 오지 않을 기회를 놓치면 별 것 아니라도 부지런 하지 않았던 게을렀던 나에게 내내 실망스러운 맘을 갖게 된다. 물론 정신 건강을 위해서 오래 기억하면서 두고 두고 곱씹는 짓은 하지 않지만.
이른 아침에 동네 정류장 앞에 와서 사람들을 태워가던 출퇴근 버스를 놓치면 하루 내내 모든 스케줄이 엉망이 된다. 편하게 아침을 먹을 수도 없고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서 직장에 가야 하니까 더 많은 노력을 결국에는 들이고 말지만 결국에는 지각을 하게 되고 그렇게 많은 불이익을 보게 된다.
그까짓 지각 쯤, 그까짓거 돌아가면서 시간을 버릴 수도, … 지나고 보면 그날 지각을 했건 안했건 지금의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 지각이 너무 심해서 큰 불이익 따위 받지 않았다면.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하느라 서두르다가 사고를 당했다거나 하지 않았다면. 모든 것은 내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감수하느냐에 달려있긴 하다. 문제는 그런 나 자신에게 익숙해서 져서 내내 그렇게 불이익을 받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게으름과 그로 인한 불이익을 받는 것이 생활화되는 것, 그래서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는 것.
그래서 그런 것일까. 주어진 기회를 그냥 썩히고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 본인보다 내가 더 속이 터진다. 신기하게도 그런 사람들은 그렇게 수많은 기회나 좋은 입지를 살리지 않고 살아도 좋은 운을 타고 나서인지 어떤 식으로든 잘 풀린다. 그걸 보면 가만히 있고 애쓰지 않아도 좋은 기회가 절로 주어지다보니 사람이 저렇게 되었나보다 하는 생각도 든다. 반대로 난 가만히 앉아있으면 그 누구도 어떤 기회나 +가 되는 것을 물어다주지 않으니 이렇게 바둥거려야 되나보다 싶고.
이젠 모르겠다. 인간관계 따위 경험해볼만큼 해봤고 단맛 쓴맛 다 본 마당에 스스로 애쓰지 않고 이렇게 버티다보면 누군가 날 도와주겠지/거저주겠지 하는 맘으로 사는 사람들 그냥 다 손절할 생각이다. 아니 손절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미련하고 답답하게 자리 뭉개며 불평하고 앉아있는 꼴을 보면 속에 열불이 터진다. 어차피 내 인생도 아닌데 왜 내가 열불 터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상황 조차 만들고 싶지 않다.
이 좋은 세상에 뉴스 하나 안보고 사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알아봐야 좋을 게 없다는 게 그 사람들 생각이다. 알아봐야 달라질 것은 더욱 없고. 그냥 내 할 일이나 잘하면 된다. 이런 생각. 거기까진 스스로의 판단이고 그에 따른 불이익이나 손해도 스스로가 감당하는 것이니까 나완 상관없는 일이지만, 왜 그래서 날 불편하게 만드냐는 것이다. 아는 게 없어서 도와달라고 하고 도와주면 그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불평한다.
잘가라 이 ㅂㅅ들아. 나 같은 사람이 너희들 손절한다고 달라질 것 없겠지만. 살아가면서 잠시 인간적인 교분을 만들었던 나의 잘못에 대한 죄값은 여기까지 치루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