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분석..

아주 어렸을 때는 이런 학문이 실제로 있는가 과연 이 내용을 배우고 나면 사람의 정신을 분석할 수 있을까 해서 책을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있다. 대충 책의 1/4쯤 와서는 전혀 내용에 집중을 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이후로도 몇 번 더 시도해보았지만 별 다른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다.

확실한 것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의 유년기 시절 경험/양육한 부모와 가정의 분위기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이후의 사고/행동이 결정되고 그 모든 것이 그것에 기반하여 해석된다는 것은 확실했다.

이를테면 어려서 부모의 학대를 받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반대 작용으로 아니면 그것에 굴복해서 살아간다라든가 (대부분이 그렇다) 하는 셈법이다.

이렇게 될거라면 나의 대체적인 신상정보만을 가지고 나란 사람을 완벽하게 분석해내는데 그다지 어려움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니까 부모님이 어떤 분이시고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경제 상황이 어떠하고 한 것들만 대체적으로 조합해봐도 나란 사람이 어떻게 자라났고 그래서 어떻게 생을 끝맺겠구나 하는 것까지 말이다.

지금처럼 big data가 활성화된 이후로는 그 큰 그림을 내가 알 수는 없지만 기계가 자동으로 분류했든 아니면 사람이 인위적으로 분류했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전세계적으로 아주 많을테니까 나에 대한 개인정보를 잘 알지 못하더라도 비슷한 그룹이 그동안의 여러가지 선택들, 또 인터넷을 통해서 획득한 나의 개인 정보들을 통해서 (완벽하게 이것을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니까) 이미 완벽한 성향 파악이 끝났을 거라고 본다.

그러니까 나란 사람을 대놓고 타겟팅하지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수집에서 그들만의 알고리즘으로 그것들을 계속 training하다 보면 다른 성향의 사람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것이 특정 부류에 자동으로 분류되었을 거란 말이다. 사실 그것이 deep learning이 하는 일이고 그것을 주로 광고에 활용하는 것 아닐까? 내가 알지 못해도 광고보다 더 무서운 어떤 부분에서 활용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말이다.

다시 종합해보면 이 사람의 평소의 호불호에 대한 기록을 통해서 그 사람의 거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까진 아니라도 희미하게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있고 facebook처럼 인간관계의 트리를 구성할 수 있는 database라고 하면 더 엄청난 분석결과를 가지고 있고도 남을 것이라고 본다. 이게 정말 의미가 있는 게 개인주의가 발달하고 출신지역이 다양한 미국같은 곳에서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개인 정보들을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서 모두 얻게 된 것이니까 그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정말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라고 하겠다.

난 facebook (지금은 meta라고 불러달라는데 알게 뭔지)에 들어가지 않은지 꽤 되었지만, 또 가끔씩 어쩔 수 없이 이용할 때도 (과거 당근마켓 정도의 역할을 해내던 ebay가 사실상 죽어버리고 나선 marketplace 만한 게 없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persona로 존재하려 하지만 어쩌다 실수로 실제의 나와 조금이라도 관련있는 정보가 스며들기라도 하면 귀신같이 내가 알던 인적 네트워크와 연결을 시도하려는 것을 볼 때마다 놀라고 그 때마다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게 된다.

다시 돌아와서 누군가의 정신을 분석했다는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듣고 있거나, 소위 threrapist라고 해서 남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이 감히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고 선 넘는 행동을 할 때 마다 불쾌한 느낌을 갖게 된다. 누군가를 분석하는 그 사람이 마치 인격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피관찰자보다 우위에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 때문이다. 그러니까 자라온 환경의 어떤 요소 때문에 이 사람은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뭐랄까 인격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고, 독립된 인격체에 걸맞는 사고와 행동을 하지 못하며 살아간다라는 이야기가 주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른 이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그것을 반면교사 삼아 관찰자 그들 자신은 뭔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 역시도 마찬가지로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에 더 낫지도 더 덜하지도 않은 사람일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