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의 꿈..

누군가가 그렇게 허울 뿐인 교수가 되고 싶어서 자신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살아왔다는 뉴스를 매일 매일 접하고 있으려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능력이나 나의 성장과정, 적성 이런 게 전부 다 받쳐주지 않는 말도 안되는 꿈을 내가 가졌다면, 또 그 꿈을 이루고 싶어 밤에 잠도 이룰 수 없었다면 난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과연 나는 내 살아온 이력을 속여가면서까지 그렇게 뭔가가 되고 싶을 정도로 그렇게 절실한 적이 있었을까 하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난 뭔가가 되기 위해 살아온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살았을 뿐. 교수는 더더욱.

어쨌든 난 그래서 이 분의 엄청난 ‘교수’에 대한 집착, 그리고 그것으로 점철된 인생에 대해서 특별히 더 관심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또 그것에 대한 해명이란 것을 보면 볼 수록 더.

이 분은 어려서부터 많은 사회경험을 통해서 소위 ‘세상 살이의 지름길’의 비공을 전수받아 쉽게 말해 ‘세상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진작에 터득하셨지 싶다.

그러니까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 소위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경로로 (힘든 경쟁을 통해서 그러나 달성확률은 극히 낮은) 도전해 봐야 무의미하고 노력은 최소한으로 그러나 성공확률은 최대인 경로가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순진했단 것이지 싶기도 하고, 원치 않게 일이 너무 커져버렸다는 것일 수도 있지 싶다.

오늘 뉴스에서 당사자 분개하면서 기자들에게 던지던 말을 대충 이해해 보면, 어차피 시간강사나 특임교수가 되는 것은 그 자신이 내부 실권자와 쌓은 어떤 인간관계를 통해 실질적인 내정자의 위치가 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지 이력서 따위에 적힌 경력이며 재직 증명 서류가 위조인지 아닌지 따위는 다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세상을 모르는 늬들이 보기에 그 따위 서류 나부랭이들이 중요한 요소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채용이 된 것은 이것 때문이 아니다란 말을 하고 싶었던 것으로 이해가 된다.

난 이 사람의 말에 틀린 점을 발견할 수가 없다. 사실 ‘꿀보직’은 아무나 그 자격이 된다고 차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럴 수록에 다 내정자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좋은 학교도 아닌데 뭐 그런 게 있냐 할 수 있는데, 좋은 학교가 아니라서 꿀보직인 거다. 좋은 학교도 아닌 주제에, 또 내정자들만 골라 뽑는 곳이지만, 명목상 달아놓은 최소 자격이 문제가 되어 이 사단이 난 것이다.

비록 아주 오래 살진 않았지만 짧은 내 인생에서 난 이런 경우를 제법 봤던 기억이 있다.

아무 생각없이 대학 입학하고 보니 소위 기부금을 내서 들어온 이와 같이 공부했던 기억도 있고 지나고 보니 이게 한 둘이 아니었다도 알게 되었고 (글쎄 이 시절에 단순히 ‘돈’만 있다고 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 아니라고 본다), 그렇게 ‘빽’으로 입사한 이와 같은 회사를 다녀보기도 하고 또 마찬가지로 그렇게 들어온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단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고. 그렇게 같이 들어가게 되긴 했지만 그 중에 내정되어 들어오신 분들은 장차 리더가 되실 분들이었고 그렇게 나는 그분들의 승진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한 실탄으로 살아왔고 (그래서 다니는 내내 힘들었지만), 그분들은 이상하게 회사 편하게 다니셨지만 늘 고속 진급을 하셨고 내내 바쁘기 그지없던 난 그분들에 비해 도대처 얼마나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일까, 아니 인생자체의 효율성이 이렇게도 떨어질까 했던 것 같다.

갑자기 기억에서 잊혀졌던 ‘어차피 세상은 돈과 빽이 지배하는 곳이다’ 라는 것을 이분이 아주 확실하게 되새김질 시켜주셨는데, 그렇게 누릴 거 다 누리시고 받을 거 다 챙겨받으며 사시는 분이 ‘돈과 빽’의 실체와 위력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겐 왜 쓸데없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살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글쎄 그냥 고지식하게 살아가면 ‘돈’과 ‘빽’의 위력을 몰라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것을 꼭 자신의 입으로 말해야만 소위 나와 같은 ‘개’ ‘돼지’들이 알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것을 진정 사람들이 몰라서 그에게 질문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마치 친절히 가르쳐 주는 양 입을 놀리고 있는 것일까?

진작에 갖다 내다버린 ‘법과 원칙’을 매번 입에 올리려면 양심이란 걸 들고 사는 인간이라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질 수 없을테니 술과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 밖에 없겠지. 그렇게 살아가다보면 그렇게 고지식하게 세상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한심해보일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