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끼 먹기..

하루 한끼먹기 대충 2개월 정도 진행했는데 (가끔 치팅을 하긴 했지만) 효과는 탁월한 것 같다. 복부의 지방이 많이 줄었지만 마찬가지로 어깨와 팔의 부피도 줄었으니까 다 만족스럽다곤 할 수 없지만, 의도한 것이 체중감량이었으니 볼륨감(?) 저하를 피할 방법은 없는 거다. 복부의 지방을 원하는 정도로 줄이려면 아직도 3-4kg는 더 감량이 되야지 싶지만, 이미 체중이 정상 범위로 들어온 이상 더 이상의 감량은 점점 더 느려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단식하지 않는 이상엔.

대개 생각하는 것이 ‘지방을 근육으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인데, 체중 감량을 할 때 근육이 많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근육에 들어있던 물과 글리코겐의 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지 근육을 구성하는 물질이 그만큼 줄은 것이 아니다. 이 물질의 양은 운동량이 얼마나 냐에 결정되기도 하겠지만, 사실상 체중이 어느 정도 불어서 물과 글리코겐이 들이차야 예전과 같은 볼륨감을 갖는다. 다이어트 하는 중에는 이런 일이 일어날 일이 없다. 탄수화물 풀 충전이라니. 왜? 그 정도로 탄수화물을 먹으면 식욕이 다시 되살아나기 때문에 체중관리가 쉽지 않아진다.

그러니까 체지방량은 10% 언저리 혹은 그 이하로 유지한 상태로 근육 자체의 양이 늘었다는 것은 성장호르몬이라든가 남성 호르몬이 강력한 동화작용을 일으켜서 근육 조직을 만들어내야 가능한 것이다. 성장기가 진작에 지나버린 상태에서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유의미한 수준의 근육량 증가를 일으키려면 순수하게 몸에서 합성된 성장호르몬/남성호르몬 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여러 가지 연구결과에서도 운동을 통한 호르몬의 변화라는 것은 단순히 운동을 하는 동안 살짝 높아지는 것이지 운동을 했으니까 그날 내내 높은 호르몬 수치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 역시도 다이어트 조금 하면 홀라당 다 날아간다. 10년 넘게 열심히 수련했다면 모를까.

이젠 하루 종일 한끼만 먹어도 별로 배가 고프지 않다. 물론 고파지면 입맛 떨어지는 음료나 열량이 거의 없지만 양은 많은 채소를 먹어버리면 된다. 일단 이 정도 경지(?)에 이르면 극심한 허기짐이 몰려오던 시절은 지나서 이미 제법 감량이 된 이후라 물론 누가 봐더 ‘야 너 살 왜 이렇게 뺐냐’하는 소릴 듣게 된다만. 물론 이 상태에서도 긴장 풀려서 이것 저것 먹다보면 식욕이 다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되서 예전의 체중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주 쉽다. 물론 다시 빼는 것은 참으로 어렵지만.

간헐적 단식을 권장하는 이들은 대개 먹는 시간 윈도우, 즉, 하루 중 먹기를 하는 시간의 크기를 줄이라고 한다. 뭘 먹든가 또한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먹는 활동을 하는 시간을 대충 하루 4-6시간 정도만 하란 거다. 왜? 그러면 혈당이 상승되는 시간이 (그래서 인슐린이 영향을 미치는 시간이) 하루 중에 1/4 정도로 떨어지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공복인 상태로, 그러니까 인슐린 레벨이 낮은 상태로 지나게 되니까 지방을 태우는 일도 잘 되고 몸의 인슐린 민감도가 올라간단 거다.

아침을 먹지 않는 게 흔한 세상이니까, 점심 저녁만 먹는다고 치면 나머지 시간엔 아무것도 안먹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보면 된다. 두끼를 먹더라도, 혹은 그 사이에 간식을 좀 먹더라도 그 외에는 아무것도 안먹으면 찌지 않는다는 거다. 찐 사람은 빠지게 되고.

늘 정상 몸무게를 유지했던 때를 떠올리면 먹는 것과 멀리 떨어져 있었고 뭔가 깊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문제로 온 종일 몰두해있던 시간이 대부분이다. 반대로 갑자기 체중이 불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여가시간이 많아지면서 특별히 할 게 없으니 그 사이에 뭔가를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상할까봐 남은 음식을 먹어치운다거나 또는 자주 과식을 하는 기회가 늘어났다거나, 그래서 세끼를 꼬박 챙겨먹으면서도 간식을 먹었다거나. 그래서 늘어난 식욕을 감당하지 못해서 계속해서 먹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