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바닐라 넛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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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다 떨어져서 코스트코에 갔다가 향에 꽂혀서 충동 구매했다. 가격은 일반 프렌치 다크 로오스트에 비하면 제법 비싼 편인데 맨날 같은 것만 마시다보니 재미삼아 구입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구입해서 집에 들고 와서 커피를 뽑을 때까지 거의 향에 취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매장에서 적당한 granularity로 갈아왔는데 정말 향이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막상 커피를 마시면 뭐랄까 코가 많이 둔감해져서 물에 녹아들어간 커피의 맛만 느끼게된다. 뭐랄까 다크 로오스트를 주로 마셨다면 매우 마일드하다 못해 거의 밍밍한 (구수하다고 하기도 뭐한) 맛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때마침 누군가가 dunkin의 cinnamon-nutmeg을 가져다주었는데 이것도 가공된 향이 첨가된 커피인데 역시 엄청나게 마일드하다.
적당히 dark-roast와 섞어서 마시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거 뭐 예전 같으면 coffee beans라든가 (이 동네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매장이다) starbucks에 가서 재미난 맛의 커피를 마셨겠지만 팬대믹 이후로는 그 근처에도 얼씬 안하는 상황이라 집에서 이것 저것 마셔보면, 사실 커피를 마시기 전까지만 코가 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뿐, 막상 이게 입으로 들어갈 때엔 매우 뜨겁고 쓴 맛이 주를 이루고 코는 커피 향에 익숙해진 상태가 되기 때문에 스타벅스에 갈 때마다 ‘와 역시 브랜디드 커피의 향은 다르구나’ 하는 것도 그동안 코가 커피 향을 맡지 못했기 때문이고 막상 주문해서 손에 쥐면 집에서 마시는 것과 별 다른 느낌이 없게 된다.
신기하게도 그 많은 커피향 중에서도 바닐라 넛의 향은 매우 도드라져서 확실히 다르겠지 했지만 금방 다른 커피빈과 별 차이가 없구나 하게 된다. 그 정도로 집안에 바닐라 빈의 향이 가득해졌는지도 모를 일이고. 처음 가져다놓았을 때엔 그 향이 상당했던 반면 지금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도 그게 맞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