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위해서 편의를 봐주면 안될까...?

답은 하나다.

‘왜 나한테 그걸 요구하지?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그에 대한 답은 들으나 마나다.

‘응. 네가 특별히 호구처럼 보이니까..(너 나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누군가가 특별히 자신의 편의를 봐달라는 개같은 요구를 나에게 해오면 그동안 나의 말과 행동이 어땠는지 반성해봐야 한다. 선의도 적당히 베풀어야 이렇게 호구가 되는 일을 면할 수 있다.

예의상 편의를 봐주고 도움을 주겠단 이야기해주는 것과 민폐를 구분 못하는 이들이 나이 쳐먹고도 많다는 사실을 보고 있으면, 나도 혹여 그렇게 살아온 것이 아닐까 두려워질 때도 있다.

요 근래 이 따위 이야기를 듣고 있기에 조만간 한 번 박살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래도 사람이 그러면 못 쓰지. 도울 수 있을 때 베풀고 살아. 사람이 서로 그렇게 돕고 도움 받고 사는 거지.’

더 이상 그런 거 모른다. 무슨 적금 들어놓는 것도 아니고.

혹여나 위급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으로 진상에게 호구 잡히는 관계로 그냥 가는 거다. 스트레스 쭉쭉 받아가면서.

어떤 인간은 대놓고 나에게 자신의 편의를 봐달라는 요구를 하면서 ‘(네가 불편해 할까봐) 차마 얘기를 못했는데..’란 소릴 붙여하는 경우도 있다.

‘불편해 하는 걸 알면서 왜 얘기하지? 어쩌라고?’

내가 곤란해할 까봐 차마 얘기를 못했다가 지금 요구를 하면 요구를 안한 것도 아니고 한 것도 아닌 게 되나? 내가 호구 인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닌 상태가 되나? 그럴 수록에 ‘이렇게 말하면 말을 들을 호구다’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정 급할 때 도와주는 것과 혼자 잘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편의를 봐주는 것은 전혀 다르다. 슬쩍슬쩍 선을 한 두번 씩 넘는 꼴을 보면 그 다음은 그냥 끝이다.

누군가에게는 피해를 주고 나의 이득만을 취하고 싶은 생각은 인간의 본성이니까 충분히 굴뚝 같았다고 하더라도, 말 안하고 입 닥치고 있었으면 유지될 (호구와의) 인간관계는 그렇게 끝이 난다.

‘응. 이게 호구 맛이야. 앞으로 더 이상의 배려는 없다.’

분명히 이렇게 끝이 나면 어디 가서 나에 대한 안 좋은 얘기를 늘어놓을 가능성은 분명히 커지지만 피해는 그 선에서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