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받은 맥북을 결국 지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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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신청해서 올 3월깨인가 받은 맥북이 한 대 있는데, 반년 넘게 회사 보안 프로그램들이랑 씨름하다가 결국 recovery mode에서 erase해 버렸다. 이제서야 내 업무용 랩탑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걸 그냥 방치하고 맥북을 한 대 더 살까 생각해봤지만 m1 pro에 사양도 매우 괜찮은 물건이라 지금 나오는 그 어떤 랩탑을 사더라도 꽤나 많이 투자하지 않는 이상엔 이보다 더 나을 수 없다는 결론만 나왔기 때문이다.
정말 회사 보안 프로그램들이 (사실 회사는 좋다니까 구입해서 설치해놓은 것일 뿐이다) 멀쩡한 랩탑을 얼마나 쓰레기로 만들 수 있는지 너무 잘 체험했다. 정말 모두 지워버리고 나니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지경인 거다.
회사 보안 정보고 뭐고 난 모르겠고 일단 mac이 erase되었으니 컴퓨터에 남아있을 회사 보안 정보 따위란 건 있을 수가 없고 덤으로 설치되어있던 MS office 따위도 다 날아가서 그냥 더 속이 시원하다. 난 MS office를 싫어하는데, 꼭 써야한다면 회사에 띄위놓은 윈도우즈 가상머신에 달라붙어서 작업한다. 그게 훨씬 빠르고 가볍고 좋다.
이젠 어딜가든 쉽게 맥북 한대만 들고 다니면 되니까 편한데, 문제는 회사안에서 외부로 접속을 하려한다거나 회사 밖에서 안으로 VPN 연결이 안된다는 건데, 어차피 회사 보안 프로그램이 깔려있을 때도 VPN 접속은 하지 않았다.
왜? 어차피 해봐야 쓸데없는 백업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들을 모니터링하고 리포트하느라 컴퓨터가 뻘찟하는 게 눈에 보이니 내내 거슬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예 연결을 막아버리면 쓸데없는 이런 저런 암호 갱신이라든가 하는 것도 시키지 않으니 아주 속편하다.
혹시나 그런 우려가 생길 수도 있다. 내가 mac을 erase한 걸 회사가 알 수 있는 것 아닐까 하고.
이게 애플에 등록된 대표사용자 명의로 되어있는 기기가 아니라 내가 mac을 erase하고 activate 했다고 해서 별도로 연락이 가거나 하지 않는다. 어차피 난 mac을 erase함으로써 모든 보안정보(따위가 있을리 없다)가 삭제되고 또 회사와 연결할 수단까지 덤으로 잃게 되어버리는 것이라 나도 좋고 회사도 좋은 거다.
그렇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