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급한 선공에 대한 역공..

인간관계 중에 일어나는 일 중 하나가 저급한 공격을 통해서 스스로의 자존감 내지는 존재감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다.

저급한 공격 중에 가장 흔한 것이 편의/혜택을 줬다 뺐는 방법을 이용해서 상대방이 애가 타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를테면 평소 활동 반경을 이동할 때 도보 혹은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던 사람에게 늘상 라이드를 제공해줘서 자가 차량으로 이동하는 편안함에 길들여놓고 스스로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할 때 갑자기 혜택을 몰수 하는 식의 방법이 되겠다.

대개 이런 경우에 대한 역공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전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다소 처음엔 불편하긴 해도 주도권을 빼앗겨서 내내 노예가 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겠다.

물론 이런 방법이 passive-aggresive한 방법이 아니냐, 비열한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처음에 저급한 방법으로 스스로의 존재감을 확보하겠다고 한 생각 자체가 비열한 것이다. 이무리 좋은 이유를 가져다 대고 합리화하려고 해봐야 소용없다. 애초에 제공하던 혜택을 몰수하고 한 것엔 분명히 어느 정도의 악의가 포함되어있다. 아니 처음에 혜택을 제공한 자체가 상대방을 향후에 길들여보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봐도 된다. 이럴 땐 똑같이 아니 2배로 대응해줘야 다음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아니 또 발생한다 하더라도 같은 방법으로 내내 대응해주면 된다.

어떻게 하냐고? 위의 예를 놓고 보면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다. 누군가 자신의 차량으로 라이드를 제공한 것은 일시적인 행운(?)으로 생각하고 곧바로 예전의 내 모습 (도보 혹은 대중교통 수단)으로 돌아가면 된다. 억울해 한다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이런 생각들이 나를 비굴한 지경으로 몰아넣는다고 생각하자.

라이드를 해줄 수 없다고 하면 기꺼이 그렇게 받아들이자. 나중에 다시 미끼를 던져올 때는 단호히 거절하면 된다. 그깟 라이드의 선의 따위 없어도 그만이다 라는 생각으로 버텨야 한다. 사실 말이 ‘라이드’일 뿐이지 그 어떤 것이든 될 수 있다.

사실 처음 한 두 번이 좀 애석할 뿐 그 이후로는 아무렇지도 않다. 누군가에게 의존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노예생활의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의존하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라 의존하는 것이 매일 매일이 되다보면 빠져나오기 힘들어진다. 습관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생활이 내 생활 속에 쉽게 젖어들었듯이 그런 생활을 내 삶에서 내쫓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 존엄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딱 2주만 잘 버티면 그 이후로는 어렵지 않게 버텨낼 수 있다. 그 이후로는 그 어떤 미끼, 선의 따위 그냥 거절하면 된다.

대개 이런 저급한 공격을 가해오는 상대의 지능 수준도 그에 맞춰 저급할 수 있다. 그냥 받아들이자. 분노할 필요 없다. 그의 이런 행동을 통해서 둘 사이의 관계가 멀어지게 되었음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부터 나는 1승을 얻을 수 있고, 그렇게 멀어짐으로 해서 상대방의 공격이 실수였음을 깨닫고 후회하게 될 때 2승을 올리게 된다. 어차피 1승/2승 따위 거둘 생각으로 이런 역공을 할 필요는 없다. 역공의 묘미는 상대방이 얻으려고 했던 것을 되려 내가 얻게 되는 것에 있다. 상대방이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저급한 공격을 했을 때 나의 역공을 통한 기대 결과는 나의 주도권 확보이다. 그냥 상대방이 잘못했음을 시인하고 뉘우치는 것으로 끝난다면 그것은 절대로 역공이 아니다. 내가 주도권을 가져와야 제대로 된 역공이다.

또 한 가지 예를 들면, 상대방이 이런 저런 약속들이 많이 생겨서 나에게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는 공격을 펼쳐왔다고 하자. 여기에 대한 역공은 상대방과 만나는 시간을 재빨리 취미 혹은 개인 시간으로 전환해서 나를 바쁘게 만들어야 한다. 또 갑자기 사람들과의 약속을 많이 만들어서 되려 상대방이 애가 타게 만드는 거다. 전혀 어렵지 않다. 어차피 그런 저급한 공격을 펼치는 상대쯤, 이 세상에 널려있고 내 역공에 분통터져서 ‘우리 그만 만나자’라는 선빵을 날리면 순순히 ‘그래!’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저급한 것은 저급한 것으로 보답해주어야 제맛이다. 저급한 행동을 한 대가는 작게는 귀여운 역공이지만 곧바로 손절로 가야 내 인생이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