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의 좋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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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이런 거 해도 되나 싶다만. 담배를 찬양하자는 게 아니라는 것을 밝혀둔다.
요 근래 다시 흡연 중이다. 8년 넘게 끊고 살다가 말이다. 몸에 나쁜 것은 알지만 그렇게 되버렸다.
내가 담배한테 얻는 수 만가지 해악 중에 나한테 지금 크게 도움이 되는 해악은 잠들때가 되면 알아서 머리가 아파진다는 거다. 쉽게 말해 뇌가 빨리 피곤을 느낀다.
매일 매일 폐가 노화되는 속도가 엄청나게 가속되고 있겠구나 싶고 운동하러 가서 숨이라도 좀 차는 듯 싶으면 다 그 원인은 담배겠거니 하면서 마음 아픈 것은 물론.
정말 나에게 도움되는 그 해악은 머리가 빨리 지쳐서 눕고 싶게 만든다는 거다.
내 생활에서 이런 것 마저 없으면 온종일 머리가 또렷하고 누워도 잠이 안오고 하는 시간의 연속인데 담배가 들어온 이후로는 원하는 시간 보다 일찍 머리가 지쳐버린 기색을 보이고 그래서 침대에 눕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든다는 거다. 물론 담배 연기를 흡입한 이상 아침에 깨어났을 때에도 뭔가 개운치 않은 구석은 있지만, 어쨌든 괴로운 생각들이 날 침범하기 전에 잠을 잘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아침을 맞으면 머리가 아주 맑다고는 못해도 아침의 밝은 기운이 어두운 생각들이 찾아오는 것을 막아준다.
아침형 인간이 뭔지는 모르지만 아침형 인간으로 살고 있는 요즘 아침형 인간의 장점은 한밤에 쓸데 없는 반추/잡생각을 할 새가 별로 없단 거다. 물론 아침에 일어나도 약간의 반추는 일어나지만 그래도 한밤에서 처럼 만큼은 아니다.
여기에 하나 더 해서 밤에 잠자리에 누웠을 때 지루한 책을 똬악 펼쳐주면 잠은 더 잘 온다. 아이패드가 좋긴 좋다. 종이 책은 방에 불을 켜야되니까 불 끄러 다시 일어나야 되고 귀찮은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