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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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U M2를 샀다. 15년만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걸로. 정말 정말 오래도 썼다.
새것으로 바꾸고 보니 재생할 때는 저음도 잘 나오고 무엇보다 고음이 날이 확 서있는게 좋고 녹음을 해도 고음의 날이 바짝 서 있는 상태로 녹음이 된다. 녹음한 걸 들어보면 너무 너무 또렷해졌고 말이다. 아 진작에 바꿀껄.
진짜 무슨 부엌 칼 한 자루 사서 한번도 갈아주지도 않은 채 15년을 쓰다가 새 칼을 산 기분이라고 해야 맞을거다.
뭐 그전에 쓰던 게 특히 별로였다기 보단 너무 오래 혹사시켜서 특성이 여러 가지로 열화된 것 같다고 해야할까? 지금 다시 들어보면 새것과 비교했을 때 안개 자욱한 곳을 거니는 그런 느낌마저 든다. 녹음한 것이 더 힘없이 들리는 것도 마찬가지고.
지금 많이 값이 내려서 예전만큼 비싸진 않지만 어쨌든 100불 아래의 물건은 비추한다. 잡음도 제법 있고 살짝 멍청하게 녹음되는, 그러니까 날이 무뎌진 느낌은 피할 수가 없다. 괜히 비싼 게 아니란 말이지.
그런데 일단 녹음을 좀 해보면 이게 뭔가 늙어서 그런가 박자를 늦게 따라가는 느낌이 나는데, 이게 알고 보면 여기 저기서 delay를 먹어서 그렇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경우 약 2600 샘플 정도가 뒤로 밀렸는데, 어떻게 테스트 했느냐고 묻는다면 그냥 오디오 선을 이용해서 강제로 loop back path를 만들어서 테스트한 거다. 그러니까 play된 것을 다시 녹음해서 시간차가 얼마나 생기는지 보는 거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프로젝트를 sample rate 48kHz로 고정했으니까 대충 54ms 쯤 밀린 거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5/100초 쯤이니까) 같이 들어보면 제법 많이 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이렇게 녹음을 해놓으면 뭔가 박자감각에 살짝 둔해져서 느리게 따라가고 있는 것처럼 들리게 되는 거다. 노래방에 가면 가끔 이런 친구들 볼 수 있는데, 딱 그 지경인 거다. 녹음할 땐 아무 문제 없었는데 녹음하고 다시 들어보면 그 지경이 되어있는 거지.
어쨌든 그렇다. Logic에서는 roundtrip delay가 3.7ms라고 하는데 그것보다 더 긴 거다. 왜? 외장형 디지털 이펙트를 쓰면 그 안에서 또 밀린다. 대충 2ms쯤 밀린 것이니까 충분히 좋은 물건임은 맞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