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로부터 멀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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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가 그 무엇보다도 안좋다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이지만 스트레스가 극도로 치닫을 때 사실 난 담배 이상의 것을 찾지 못했다. 담배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긴장을 낮춰주고 한다는 뜻이 아니라 치닫는 분노나 스트레스를 눅일만한 여유를 준다는 것이다. 그것도 담배가 직접 가져다 주는 게 아니라 담배를 태워야 되니 뭔가 그런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담배가 없어도 이런 헤택은 나 스스로 찾아서 누릴 수 있는 것인데, 담배가 아니면 이렇게 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인 거다.
대충 7년 이상 거의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가 취근 두달간 10갑 정도를 태운 것 같은데, 건강에 아주 안좋았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고 그것 때문에 여러 가지 불이익도 감수했고 결과적으로 수명이 꽤나 단축되었을 거라 보고 있다.
담배가 가져오는 해가 도움이 되는 경우는 입맛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인데, 연구 결과를 보면 그것이 신경전달 물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란 얘기가 있다. 그러니까 살을 빼기 위해 우울증 약을 처방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한참 끊고 있다가 담배를 처음 태우면 그 역하고 독한 냄새가 싫고 곧바로 현기증이 찾아온다는 것 때문에 다시 가까와지기 힘들다.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게 치솟을 땐 이런 것도 쉽게 감수할 만큼 담배와 친해지게 된다. 뭔가 입으로 물고 독한 기체를 빨아들이고 그것이 몸에 들어오는 것을 느낄 때의 ‘자학감’이랄까. 그런 것에 잠시 정신을 빼앗기다 보면 치솟아오르던 스트레스가 조금 누그러드는 것을 느낀다. 아니 그냥 버릇처럼 그렇게 느낀다. 내가 살면서 처음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처음으로 담배라는 것을 피워봤었으니까.
나이가 들 수록 ‘난 평생 담배와 술을 가까이 해본 적이 없다’라는 사람들만 부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 땐 술을 마시지 못한다면 인생 재미없어서, 인간관계 맺기 힘들어서 어찌하나? 했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그 따위 것 할 줄 몰라도 아무 상관없단 생각이다.
백해무익한데 일단 노출된 적이 있다면, 그래서 오랜 시간 끊었다고 하더라도, 뭔가 심리적으로 위급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결국엔 찾게 되어있다는 게 문제다. 일평생 술과 담배 가까이 할 이유가 없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