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에 대해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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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에 지인이 자신이 다니는 사무실이 문닫게 되어서 그 안에 있던 커피 같은 것들을 자기가 받게 되었다며 나에게 한 박스 가져다 주었다. 이름하야 starbucks french roast torrefaction(?) 이란 그라운드 커피였는데 낱개 포장으로 된 것이 잔뜩 들어있는 박스였다.
한동안 열심히 pourover coffee(소위 드립커피)를 마시다가 지금은 espresso machine으로 마시고 있어서 pourover용 ground coffee를 espresso machine에 넣고 그냥 마실 수는 없기 때문에 (가늘게 갈아야 된다) 그라인더로 좀 더 갈아준 후 마셔봤는데 맛이 정말 거지같았다. 뭔가 내가 커피를 만드는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가 싶어 이것을 다시 pourover로 마셔보기도 했는데 맛이 여전히 거지 같았다. 뭐랄까 끝맛이 뭔가 플래스틱 혹은 합성수지가 연소될 때 나는 향이 더해진 듯한 가공된 맛? 안좋게 쓴 맛? 이었다. 사실 내가 스타벅스에 가지 않은지 한참이라 그곳의 커피 맛을 몰랐던 것 때문이었는데, 원래 스타벅스 커피가 이런 맛이란 것을 나중에 스타벅스에 어쩌다 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솔직히 동네에서 파는 일반 원두를 사다 마셔도 이런 맛은 나지 않는다. 고소하면서 좋은 풍미가 있는 그런 맛이다. 좋다는 커피 가게에 가서 마시면 이 좋은 풍미가 더 강하게 남아있다. 아무리 안좋은 원두를 사다 마셔도 이런 뭔가 몸에 유해할 것 같은 안좋은 향과 쓴 맛은 나지 않는다. 오직 매우 싸구려의 그라운드 커피 (적어도 한번 이상은 우려냈 것을 다시 말려서 로스팅 했을 것 같은)에서나 나는 맛일 듯 하다만 솔직히 웬만한 저가의 그라운드 커피에서도 이런 맛을 느껴본 적은 없다.
동네 스타벅스에 우연히 가서 아메리카노를 마셔보기 전까진 너무 오래된 커피를 가져다줘서 그런 것이 아닐까 괜히 그 (아무 죄없는) 지인을 원망했다. 이것 저것 마셔보고 나서는 난 뭐랄까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신다는 자체가 커피 맛을 아직 잘 몰라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마셔본 그 어떤 커피도 이렇게 안좋은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이 없었다. 아마도 이게 스타벅스의 시그니쳐 향? 맛?이 아닐까 싶은데 혹시나 스타벅스 커피 맛이 진짜 ‘커피’ 맛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좀 알려주고 싶다. 다른 멀쩡한 곳에 가서도 마셔보라고. 아니 기왕이면 좀 비교 해보라고. 커피라기 보단 그냥 스타벅스식으로 가공된 커피향 쓴 물(?) 뭐 이렇게 말해야 맞는 것 아닐까 싶다.
잘은 모르겠지만 스타벅스에서 수입하고 있는 원두의 종류와 양이 어마어마할텐데 이렇게 한결같은(?) 맛을 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것을 위한 별도의 프로세스가 있어서이지 싶다. 어떻게 같은 커피를 가지고 이렇게 안 좋을 맛을 내게 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또 난 그렇게 오랜동안 스타벅스 커피가 일반인들이 적당한 가격으로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방법이라 생각했나보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는 스타벅스 매장이 여기 저기 많다는 것을 빼면 가격적으로나 맛으로나 분위기로나 아무런 장점이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