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익스프레스 미니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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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2016년 언저리에 나도 꾸역꾸역 miniPC에 MacOS를 얹어쓰던 기억이 난다. 왜? 미들타워의 x86 머신이 책상 옆에 있는 것도 보기 싫고 와이어가 주렁주렁한 것도 보기 싫고 집안 먼지를 끌어다놓았다 할 정도로 지저분해지는 것도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PC에게 힘든 일을 시킬 일도 없고 고작해야 웹 브라우징/유튜브나 볼텐데 하고 말이다.
그 물건은 지금의 mini PC처럼 노트북용 인텔 CPU가 보드에 땜이 되어있던 것이었는데 냉각장치가 좋지 못해서 부하만 좀 걸리면 귀찮은 소리가 났던 기억이 있다. 사실 성능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다면 그런 장치에서 CPU의 최고성능이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은 눈치채기 어렵고 그래도 미들 타워의 PC보단 작으니 그 정도 소음은 감수할 수 있지 했던 것 같다. 그 문제는 지금처럼 CPU 클럭스피드가 더 올라간 시점에서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덜 해질 리 없다.
지금의 mini PC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가격을 둘러보니 대략 200-300불 사이이고 여기에 RAM이라든가 SSD를 추가적으로 달아주어야지 정상적인 사용이 가능했다. 그러니까 CPU만 (보드에 땜을 해야하니) 포함되어있고 GPU는 CPU내장 GPU를 쓰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는 사용자가 알아서 개별 구입을 해야하는 옵션인 거다.
대충 견적을 잡아볼 때 SSD가 좀 싸지고 RAM도 저렴해졌기에 세금 포함 대략 200불 정도면 32GB RAM/1TB을 장만하고도 남겠다 했다.
여기에 M1 Mac mini를 경쟁상대로 끌어다붙이면 현재 거의 새것 같은 중고로 구한다고 할 때 8GB, 256GB모델을 대략 400불에 구할 수 있으니까 메모리와 SSD의 부족함을 감수하면 훨씬 쾌적하게 쓸 수 있겠다 싶다.
어차피 x86 계열의 미니PC들은 CPU의 최고 성능이 아무리 좋다고 떠들어댄들 냉각상태가 좋지 못해서 클럭을 올릴 수가 없고 입출력 포트의 스펙도 좋지 못해서 제구실을 못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RAM/SSD를 아무리 좋은 것을 갖다붙여놔봐야 냉각 팬 소음, 발열로 인한 클럭제한 등등으로 인해서 체감성능은 낮을 수 밖에 없고 이런 저런 성능 제약 때문에 RAM을 많이 달아줘봐야 많은 메모리를 사용하는 과부하를 걸어줄 수도 없다.
Mini PC를 사용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구조상 약간의 부하에도 냉각팬 RPM이 올라가기 때문에 상당히 거슬린다. 가격이 저렴하단 것 하나로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다. 어차피 냉각장치가 어느 부하 이상의 발열은 감수하지도 못하고 작은 발열에도 심한 소음을 낸다는 것은 설계자체가 틀려먹은 거라고 봐야 한다. M1 Mac Mini를 보면 과부하를 온 종일 걸어놓으면 내부의 냉각장치가 기동하지만 매우 조용하기 때문에 거의 눈치챌 수가 없다. 당연히 mini PC는 CPU의 최고 성능에 도달하기도 전에 발열로 바로 낮은 성능에 상한이 걸리게 되고 과한 소음 때문에 불편해지는 반면 m1 mac mini는 여전히 정숙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최고 성능을 낼 수 있다.
그러니까 RAM/SSD가 작은 mac mini를 사더라도 체감성능은 훨씬 좋고 일부러 과부하의 작업들을 여러 개 펼쳐놓고 구동하지 않은 이상엔 RAM이 부족하단 생각도 들지 않을 뿐더러, 쓸데없는 쓰레기들을 컴퓨터에 모아오지 않는 이상에 256GB로도 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종합하면 x86 mini PC를 구입해서 이것 저것 추가해서 OS(windows?)까지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windows 가격을 포함하면 거의 미친 짓이라고 볼 수 있고. 여기에 MacOS를 올리는 수고를 하겠다 맘먹으면 더 의미가 없다. 그냥 구형 M1 mac mini가 답인 거다.
사람들은 쉽게 그냥 CPU의 최고 성능만을 기준으로 PC를 구입하는 것 같다. 실제 조립상태/동작조건에 따라 체감성능/쾌적함은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인데.
그래서 2020년에 나온 M1 mac mini가 2023년에도 충분히 쓸만한 물건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이다. 귀찮아서 놀고 있는 작업들을 찾아다니면서 제거할 부지런함이 없다면 RAM이 16GB면 더 바랄 나위가 없고. 10 core짜리 m1 pro/max까지 가지 않아도 충분히 빠르다. 새로(?) 나온 m2와 차이도 구분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살다보니 Mac이 x86 머신보다 가성비가 높아지는 시절이 오는 구나 싶다. 아쉽지만 high performance level로 가면 x86쪽의 가성비는 여전히 매우(!) 높다. M1 macbook의 가성비도 여전히 최신이라고 하는 고가의 x86 랩탑들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좋다. 다만 mac이라고 하면 apple이라고 하면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않고서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에겐 아직 무리겠지만.
요약하면 알리발 미니 PC는 쓸만한 수준으로 만들어놓으면 OS의 가격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Mac mini 대비 모든 면에서 처참한 수준의 체감성능/가성비를 보여준다 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