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obi의 99불짜리 고압 살수기? 를 사봤다...

요새 무슨 일인지 열심히 이것 저것 사들이고 있다. 결국 다 쓰레기가 될 것을 알지만.

왜 샀냐고? 집에서 세차 한 번 해보려는 마음에. 기왕이면 집도 물청소를 시원하게 해보고 싶어서.

사보니까 어떠냐고? 집에 달라붙어있는 거미줄 같은 것들, 먼지 쌓인 창틀, 발코니 문 이런 곳을 청소하기에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발코니 바닥도 계속 먼지가 쌓이기만 하고 어차피 비가 와봐야 폭우로 쏟아지지도 않고 발코니로 들이칠 일도 없어서 청소하기가 몹시 곤란했는데 이 물건을 써서 먼지들을 싹다 몰아내는 게 가능하다 싶다.

사실 그 전까지는 블로워를 써서 먼지를 날려버리는 식으로 청소를 했는데, 블로워의 바람이 아무리 세도 먼지를 닦아내긴 쉽지 않다. 그렇다고 연약하기 짝이 없는 스투코로 된 이 동네의 집을 고압의 물로 때려대다가는 집이 망가져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99불로 파는 이 물건의 수압은 그렇게 센편도 아니라서 괜찮다.

그러니까 차를 세차하고 집을 물청소하는 용도로는 적당하다. 없어도 그만인 물건인데 있으면 좀 편리하달까. 주차장의 물청소도 가능하긴 하다. 다만 이 때에는 주차장에 있는 다른 물건들을 죄다 다 치운 상태가 되어야 하니까 제법 번거로울 수 있다만 블러워로 불어대는 것과 물청소는 큰 차이가 있으니까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사용해본 결과 집 청소를 잘못하면 오히려 집안의 먼지들을 특정 패턴으로 모아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압이 그렇게 세지도 않아서 집을 망가뜨릴 일은 덜하지만 대신 떨궈진 먼지가 한꺼번에 모조리 쓸려나가게는 할 수가 없다. 일단 분사되는 물의 범위를 넓게 할 수가 없고 그렇게 하면 수압이 떨어지게 되니까 더더욱 그러하다. 대개 업자들이 사용하는 장치의 경우는 수압이 꽤 높아서 넓은 범위로 분사하면서도 강력한 힘으로 먼지와 쓰레기들을 몰아서 원하는 위치로 떨굴 수 있게 한다면 이 가정용 장치는 그렇지 못하고 범위도 작고 잘 쓸려나가지도 않는다. 물론 사용하는 물의 양이 작기 때문에 그것은 만족스럽긴 하지만.

집청소를 한다고 하면 최소한 창문에 낀 먼지들을 떨궈내거나 세제를 써서 털어내는 정도로 적합하고 집 앞에서 차를 닦는데는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분사량이 많고 수압이 세면 이웃에게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이 정도 수압과 분사량으로 보면 여간해서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장치에 3가지 입출력이 물려있다는 거다. 들어오는 물과 나가는 물, 그리고 전기. 전기 분사기가 아니면 자체적으로 개솔린 엔진이 돌아가니까 구성이 단촐해지는데 이것은 그렇지 않다. 물론 battery operating washer의 경우는 힘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고. 결과적으로 3개의 파이프/케이블이 뒤엉켜서 화가 날 수도 있다. 특히나 세차를 하려면 차 주위를 돌면서 분사해야 하니까 이게 장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