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spberry Pi 4를 퇴역시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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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i를 산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질 않는데, 이 녀석은 그래도 내가 가진 컴퓨터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그리고 가장 끊임없이 열심히 일해온 컴퓨터이지 싶다. 집안에 온갖 귀찮은 일들은 전부 다 시켰는데, 사실 거의 한 번도 실망시키거나 할 수 없어서 포기했다거나 한 적이 없으니까. 심지어는 실시간 기타 이펙트 까지 올려서 테스트했던 기억도 있다. 생각보다 괜찮았는데, 어차피 돈이 안될 거라 그냥 내가 좀 해보다가 말았긴 하지만.
왜 퇴역시켰냐고? 느려서 어쩔 수 없이 그랬다. CPU는 그럭저럭이지만 인터페이스가 워낙 USB로 한정되서 느릴 수 밖에 없다. 사실 이미 다 빌드된 바이너리만 가지고 돌리는 거면 느려도 상관없는데, 뭔가 이걸로 빌드를 한다거나 복잡한 일을 여러가지 시키려면 힘들어지는 것이다.
알마전에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저가의 미니 피씨를 하나 사려고 하다가 CPU 성능에 길겁하고 관둔 적이 있는데, 요새 물건인데 그게 한참 전에 나왔던 RPI4만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apple M1이 적정가에 풀리면 사실 엄청나게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할 리가 없고 또 거기에 arch linux 같이 괜찮은 게 깔릴 리가 없으니까 그림의 떡이긴 하지만.
집에 있는 PC 중에 처치곤란인데 또 멀쩡한게 Ryzen 7 2700x라 이걸로 RPI4의 뒤를 잇기로 했다. 사실 좀 스펙이 너무 좋고 소비전력이 과할 것 같아서 꺼려졌었는데, 또 별 달리 방법이 없다. 내가 꽤나 많은 돈을 주고 조립한 이 PC를 팔아봐야 apple M1 mac mini하나 살 돈도 나오지 않고 중고로 처분하더라도 별 달리 좋은 미니PC를 살 돈도 안되니 울며겨자먹기가 된 거다.
애초에는 게임PC를 생각해서 팬대믹 반년 전쯤 (2019/11?) 산 건데 팬대믹도 맞고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 보니 애매한 물건이 되어버렸다. 2700x의 사양이면 나름 괜찮지만 시절이 그렇게 되고 보니 RPI4의 뒤를 잇게 되는 거라고나 할까.
그동안 RPI4가 하던 일을 하나 하나씩 옮겨서 해보고 있는데, 기록하지 않고 해놓은 것들이 많아서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