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회사에 사이버트럭을 가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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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트럭도 그냥 사이버트럭이 아니고 파운데이션 씨리즈란다. 이것저것 흔한 사이버트럭이 아닌 파운데이션 씨리즈라는 것을 보여주는 표시가 제법 달려있었다.
어떤 차를 가지고 다니든 자기 맘이지만 그 커다란 차를 전기차 충전 영역에 세워두고 충전하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뭐랄까 좀 과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내 차 바로 옆에.
잘은 몰라도 사이버트럭은 효율이 일반 승용차에 비하면 제법 떨어질테니 전기소모량이 많아서 회사 같은 데서 찔끔찔끔 주는 전기로 충전하긴 꽤나 오랜 시간 충전해야할테고 그리고 매번 올 때마다 해야되지 싶은데, 그 수고를 어떻게 감당하나 (그것은 그 사람의 몫이지만) 했다.
처음에 이 차를 발표할 때 수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우스개로 장난을 치는 것인가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어쩌다 길에서 보여도 그러나보다 하는 차가 되었다. 그래도 뭐라도 둥근 구석이 있고 적어도 ‘사람이 타는 차’라는 느낌을 주는 게 그동안의 트럭이었다면, 이 물건은 뭐랄까 살짝만 긁혀도 상당한 대미지를 입을 것 같은 굴러다니는 흉기의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그 차의 주인은 뭔가 마초의 느낌을 풍기는 큰 체구의 중년 남자 일 것 같은데 그냥 흔히 보이는 평범한 인상의 아줌마였다. 사람의 선입견이란 게 이렇다.
어쨌든 아마도 이분이 이 차를 회사에 끌고 오기까지 제법 갈등을 하지 않았을까? 그냥 순해빠진 엔지니어들로 가득한 회사인데 ‘얘들아 언니 나름 와일드 하잖니 내 새 차 어때?’ 하며 자랑하러 왔을 것 같은 인상도 아니고. 더구나 얼마간의 웃돈을 주어야 구입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구입했다니까 상당한 테슬라 팬인 것 같기도 하다. 그냥 내가 보기에 약간 내성적이고 활달해보이지도 않는 여성인데 테슬라를 굉장히 좋아하는, 그래서 그 마음을 감출수 없는 그런 사람? 그 차도 너무 좋아서 매일 매일 출퇴근 차량으로 사용하고 말이지. 물론 아닐 수도 있고. 나라면 구입부터 이 시점에 오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지 싶은데, 그것은 나 역시 제법 나이는 먹었지만 순둥순둥하고 소심하고도 몹시 내성적인 사람이라 그렇 것 같지만.
어쨌든 비슷한 리비안의 트럭이라든가 F150lightning 이런 것들에 비하면 훨씬 보는 사람에게 임팩트가 강하다.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개성적이고 멋짐은 다 사라지고 뭔가 스테인레스 강판으로 둘러진 그러나 뭔가 좀 허술하게 만들어진 그런 느낌이 강하다. 그냥 내 몸이나 내 차가 절대 닿지 않았으면 하는 느낌? 어떤 미술가(?)가 철조로 재미삼아 만들어놓은 구조물 같은 느낌도 들고.
회사에 전기차들은 이렇게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충전기 포트의 수를 확장하긴 뭐하고 그럴 거면 그냥 충전 속도를 11kW로 맞춰주면 포트의 회전률이 굉장히 빨라질텐데 하는 생각만 들 뿐이다. 여전히 70%가 넘는 포트의 출력은 죄다 3.3kW이니까 그것만 모두 6.7kW로 좋아져도 회전이 굉장히 빨라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