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가 고령임 고령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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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시청역 역주행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두고 초기 보도 시점에 다음과 같은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요약하면 이렇다.
- 70대냐? 60대냐?
- 고령의 운전자 이대로 두어도 될까?
- 60대를 고령이라고 해야 하나?
일반적인 우리 나라 나이로 70세에 이른 사람이라 만으로 연령을 계산해야 되는가 아니냐 때문에 운전자의 나이대가 60대와 70대를 오락가락 했고, 급발진 문제를 주장한다는 이야기 때문에 그가 고령의 운전자냐 아니냐가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여기서 60대를 고령으로 분류해야 되느냐 아니냐에 대한 문제도 불거지고 거기에 이어 고령의 노인이 운전하도록 내버려두어야 되느냐에 대한 문제가 나왔다.
성별이나 나이, 출신 지역 등등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는 것에 대해서 모두가 인지하고 조심하고 있지만 인명사고가 나게 되면 이때는 사람들의 편견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이번에는 나이가 문제가 되었던 거다. 평소 사람들이 어떤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상황이랄까? 보도를 하고 있는 앵커나 기자의 대화에 그런 느낌도 고스란히 묻어났달까? 글쎄 내가 보기에 그 앵커도 이미 50대에 진입한 것 같은데 60대와 70대를 다른 세상으로 인식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으니까.
‘너도 늙어봐라…’ 혹은 ‘너는 안 늙을 것 같냐?’라는 이야기가 멀리서 생생히 들려오는 것만 같다.
작년에 한국에 들렀을 땐 서울 한복판을 미친 듯이 걸어서 돌아다녔다.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고.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지능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는지 모든 사회시스템의 난이도가 겁나게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아니 미국 촌동네에서 살고 있는 내 지능이 한국인의 지능 발전 속도를 못 따라갔다고 해야겠지.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3,4,50대라고 한다. 그중 50대의 비율이 높은 걸로만 봐도 확실히 베이비 부머가 한국의 인구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또 어딜 가든 50대의 비중이 확실히 높아보였다. 그들 중 대부분이 곧 60을 맞을 기세였으니까 확실히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도 ‘고령화’되고 있음을 느낀다.
이런 사고를 보면서 난 한국에 다시 돌아가도 서울에서 살고 싶지도 않고 더더구나 서울 한복판에서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음을 또 한번 느꼈다. 글쎄 촌동네에서 살면 장이라도 보기 위해서는 차가 필요할 것 같은데 뭐랄까 그때쯤이면 자율주행이 많이 발전해서 ‘고령’의 운전자가 괜히 도로에 나서서 민폐끼치는 일은 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