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러닝..?

언제부터 외래어 표기가 고정된 것인지 모르지만 한국 방송을 보다보면 ‘러닝’이란 말을 흔히 볼 수 있다. ‘런닝’이 일본에서 온 것 때문이란다. 일본식 발음은 아마도 ‘난닝ㄱ’에 가까울 것 같지만.

대충 보면 “running”이란 말을 그렇게 표기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우리 말에 대해서는 문자 표기로는 나타나지 않는 장단 모음의 차이를 잘도 구별하고 “r” 발음에 대해서는 “l”과 거의 차이 없게 발음할 뿐더러 글자표기 상에서도 차이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딱 이렇게 해놓고 보면 “러닝”은 마치 “learning”으로 이해된다. “아 우리 러닝 할까요?”하면 “learning”이 떠오르게 되는 것은 나만의 문제일까? ‘우리 뤄닝할까요?’ 하면 글쎄. 그런데 사실 “let’s run (together)” 혹은 “let’s have a run”이라고 할텐데 “우리 러닝할까요?”는 뭐랄까..흠..

한국 예능을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 내가 미국에서 산지 제법 되지 않았더라면 생소하게 들릴 만한 (미국식) 영어 표현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해서 놀랄 때가 제법 많다. 그만큼 한국에 미국 영어권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런 사람들이 티비에 자주 나오니까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현지에서나 사용하는 단어들을 제법 많이들 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러-닝’과 ‘뤄닝’을 구분할 수 있게 표기 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한글 좋다는 게 뭔가. 자소를 조합해서 정말로 다양한 소리를 표현해 낼 수 있는데, 여전히 “r” 발음이 끼어있는 영어단어를 표현하는 게 여전히 어설픈 것은 뭐랄까 아쉽다고 해야할 것 같다. 사실 ‘뤄닝’은 글자 표기도 아름답지 못하긴 하다. 발음도 글쎄 힘이 많이 들어가야되는데, 정작 영어 표현은 쓰면서 “r”발음은 “l” 발음 처럼하는 것도 여전히 아쉽다. 왜? 나도 “r”과 “l” 때문에 불편했던 기억이 제법 있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