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gepoint..

Chargepoint라는 회사가 공공장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제법 배포한 모양이다. 일단 가입해서 앱을 보면 맵이 거의 전세계로 잡히는데, 자신의 회사가 아닌 곳에서 설치한 충전기의 상태도 모니터링하기도 하고 타사의 충전소 위치도 표기하고 있는 걸 보면.

최근 동네에 설치된 충전기를 보면 출력이 양쪽 모두 19kW가 넘게 되어있는데, 그러니까 두 대의 차량이 도합 거의 40kW의 전력을 충전할 수 있게 해놓은 거다. 웃기는 사실은 얼마전에 설치된 이 충전기를 빼면 동네의 쇼핑몰 같은 데 설치된 충전기는 모두 고장이 나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나마 돌아가고 있는 것은 테슬라의 수퍼차저 정도이고.

전기차를 처음 몰게 되었을 때는 1kWh의 전력도 꽤 큰 것이구나 했는데, 점점 더 전기차가 개솔린 차처럼 빠르게 재충전될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동네에서 19kW짜리 충전기를 보니 3kW 출력을 내고 있는 회사의 충전기를 보면 한심하단 생각이 들지만 (그애들이 설치된 게 내가 알기로 거의 10년 전쯤이니까 그럴만 하다) 그렇지만 회사에 차를 대고 있는 시간이 꽤 길기 때문에 그냥 놀리느니 충전하게 된다. 그래도 출력이 11kW 혹은 20kW 정도만 되도 상황은 훨씬 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충전하러 오는 차량을 보면 BEV뿐 아니라 PHEV들도 많기 때문에 모두가 다 출력이 큰 충전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20kW짜리 충전기만 되도 대충 30분만 충전시켜도 끝나니까 지금처럼 충전하려고 이렇게 기를 쓰고 줄을 서고 왔다갔다 복잡해야 할 이유가 없다. 다시 말해 3kW짜리 충전기 10대 있어봐야 출력이 고작 30kW라서 20kW짜리 충전기 두 대가 열심히 돌아가는 것만 못한 거다. 자리만 차지하고 있을 뿐.

대충 한 대의 차량이 하루 무료로 1시간만 점유할 수 있고 3분내에 답이 없으면 다음 차례로 넘겨주는 방법을 택한다면 station 한개당 업무시간 중 대충 20대 정도의 차량을 커버할 수 있으니까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게 효율이 올라가게 될 거다.

나같은 경우도 아주 많아야 하루에 30kWh 정도의 충전만 하면 되니까 사실 20kW짜리 충전기가 들어오면 길어야 두시간 정도면 충전을 마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EV들이 고작 3kW 나오는 충전기만 바라보고 줄을 서 있는데다 EV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chargepoint의 충전기는 일단 고장이 나면 거의 수리가 안되고 있기 때문에 포트의 수는 점점 더 줄어가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아마도 나도 곧 집에서만 충전해야 되겠구나 싶기도 하다. 11kW로 집에서 충전한다고 하면 대략 2-3시간이면 대부분의 필요전력은 충전이 가능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