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기차가 좋은 이유...

전기차 화재 때문에 난리다. 내 전기차도 그것으로부터 전혀 자유롭지 못하기에 가지고 있긴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있긴 하다. 사실 그 전에 소유하고 있던 개솔린 차량은 사실 아무런 불안이나 걱정 따위 없이 몰고 다녔는데 지금 차는 솔직히 그런 의미로 따지면 불편한 것은 맞다.

그래도 전기차를 타고 있다는 게 좋다. 가속력도 좋고 조용한 것도 좋고 개량된 전장이 주는 편리함도 참 좋다. 일단 전기차가 주는 주행감, 가속력, 여러 가지 휘발유차 대비 장점들에 매료되고 나면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답답한 가속력, 시동걸때 잡음, 주행시 잡음, 시동이 걸려있을 때 개솔린 냄새, 매연, 급격히 가속한다거나 할 때 불완전 연소가 될 때의 그 냄새, 뭔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 등등이 몹시 싫다. 주행하고 나서 어딘가에 주차해놓으면 차량에서 생겨난 어떤 액체들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얼룩지게 되는 것도 싫고 엔진 오일을 교체한다거나 할 때의 그 지저분함도 싫고 그렇게 기계적인 부분들이 윤활유에 의해서 구동되고 그것들이 덕지덕지 달려있는 그런 지저분한 구조가 별로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나 에너지를 아껴쓰겠다며 설계된 개솔린 차량의 경우는 신호대기로 차량이 정차한다거나 교통 체증으로 잠시 서있거나 하면 엔진 시동이 꺼졌다가 앞으로 나가야 될 때 다시 시동이 켜지는 그 느낌도 몹시 싫다. 그냥 그 전체적인 구동방법이나 구조가 너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무슨 말이냐면 전기모터로 이렇게 강력한 힘을 낼 수 있고 소음이나 열이 덜 발생하면서도 또 연료를 태우지 않아도 이렇게 좋은 성능을 내는데 휘발유 차량이 왜 있어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가 없게 된다는 생각까지 든다. 또 꾸역꾸역 모터와 엔진을 같이 구동하게 해놓은 하이브리드 차량도 영 거슬린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내연 기관 차량을 선호하거나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것처럼 나는 전기차가 좋다. 화재가 더 쉽게 발생하고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전기차를 타고 싶은 이유다. 길어야 2-3분이면 다 끝나는 내연기관 차의 주유 시간과는 거리가 먼, 고속 충전을 하더라도 대충 2-30분은 해야 하는 전기차가 그래도 좋다. 이런 것 쯤 희생하더라도 특유의 가속력, 주행느낌, 낮은 소음 이런 게 정말로 좋으니까. 고속도로 진입할 때 출력이 모잘라서 낑낑 거리던 시절을 생각하면 그냥 한심함 뿐이다. 그나마도 180 마력이나 된다는 중형 세단임에도 막상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게 되면 과하게 요란한 소리만 날 뿐, 그만큼의 가속이 전혀 되지 않고 있음을 실감하고 실망(?)하던 걸 생각하면 지금은 완전히 우주선을 타고 도로를 질주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가속 패달을 밟고 튀어나가고 싶어도 그것은 늘 내 머리속의 상상의 세계에서나 가능했던 일이었는데.

또 간신히 높은 속도까지 올라갔는데, 여의치 않게 제동을 해야 하는 경우, 그 에너지가 온전히 브레이크에서 열로 전환되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답답한 느낌이들곤 했는데, 전기차에서는 그런 죄책감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감속을 하거나 제동을 하거나 효율이 그리 높진 않겠지만 그래도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게 어딘가? 연료비에 구애받으면서 혹은 연료비를 절감하겠다는 목적으로 전기차를 타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비싼 등록비, 보혐료, 소모품들을 생각하면 연료비 절감에서 오는 이득들은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내가 계산하기에 1년동안 충전을 무료로 한다고 하면 12,000 마일을 1년동안 달린다고 보면 대략 3,000 kWh를 쓴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을 이 지역 전기료로 환산하면 1500불쯤 되고 그래 봐야 6개월치 보험료도 커버를 못한다.

그래도 전기차를 모는 재미가 있어서 이런 희생을 전부 감수하게 되는 거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