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6kg 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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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기를 뭔가 단호하진 않지만 그래도 해보겠다는 의지로 애매하게 시작한지 1달 정도 지났는데 오늘 아침 확인해보니 6kg 정도 감량이 되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키 178cm에 80kg이 조금 넘는 상황 (BMI 25.5)에서 한달 정도 지나서 74kg에 이르렀으니까 생각보다 효과는 나름 좋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BMI를 22로 계산해보면 나의 적정체중은 69kg 정도가 나오는데 BMI의 적정구간을 좀 넓게 잡아서 24로 보면 지금은 나는 적정 체중 상태에 와있다. 사실 BMI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 정도만 해도 더 체중 감량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단식은 거의 하지 않았고 매우 약하게 하루에 두끼 혹은 세끼 정도 먹었으니까 단식을 빡시게 하거나 식사량을 더 줄였다면 10kg 감량도 1개월내에 가능했겠지만 과한 것은 독이되니 지금의 결과에 감사한다.
생각해보면 살면서 살 빼기를 1년의 한 번 정도 꽤나 자주 하고 있다. 나름 관리가 되면 안하고 건너 뛸 때도 있는데, 대개 한해 한번은 80kg에 이르고 그래서 체중 조절하고 그러는 식으로 살고 있는데, 이젠 더 이상 반복하는 것도 힘이 들어서 그만 해야지 하고 있다.
올해는 2월에도 75kg까지 감량을 했었으니까 뭔가 생활 습관을 고르게 유지하는 능력에 뭔가 문제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대개 살 빼기에 회의적일 때는 대개 얼마나 오래 산다고 이런 고생을 하나, 어차피 좀 쪄있어도 크게 불편한 게 없고 건강에 관련 지수에 문제가 없는데 이 정도 몸무게 유지하는 게 뭐가 문제인가, 특히나 그걸 가지고 문제 삼아서 먹는 걸 조정하고 뭔가를 따지고 잔머리를 굴린다는 게 쪼잔해보이는 면도 있고, 가장 큰 것은 그렇게 노력했다가도 조금만 방심하면 예전 몸무게로 돌아갈텐데 뭐하러 이런 노력을 하나 하는 거다.
주변 사람들도 대개 반응이 같다. ‘너 그렇게 살 빼도 요요 온다’. 대개 그런 이야기를 듣는 이유는 그 이야기를 하는 본인들이 요요를 여러 번 경험하다가 포기했기 때문이긴 하지만, 어차피 해봐야 안될 거 어차피 더 나이 먹으면 안그래도 약에 의존해서 살 게 될 거 그냥 편하게 먹고 마시다가 때되면 약먹고 버티면 되지 하는 식으로 자포자기 하라는 뜻이다.
어차피 요요가 오는 이유는 대부분 죽을 고생을 해서 이렇게 살을 뺐으니 다시 예전처럼 먹어도 되겠지 혹은 조금 더 먹어도 되겠지 하는 데서 오는 거라고 본다. 살을 빼는 게 죽을 고생을 하는 것은 맞다. 몸이 죽을 고생을 한다기 보단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그냥 허기짐이 몰려오고 그걸 참기만 하면 되는 그런 인내력만 있으면 되는 건데 뭘 그렇게 엄살을 떠냐고 할 수 있지만, 그게 그렇게 끝나면 다행이지만 성격이 변할 정도로 나빠진다. 여러 가지 안좋은 생각들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무드가 우울해지는 정도면 괜찮겠는데 짜증도 잘 나고 어쩔 때는 온몸이 뻐근하고 아프고 감기에 걸린 것 같기도 하다가 별 것 한 게 없어도 땀이 쏟아지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탄수화물 잘 먹고 살찌고 할 때에는 없던 일이다. 대개 탄수화물이든 뭐든 원하는 대로 푸짐하게 먹고 퍼져있으면 온통 세상이 내것 같이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 든다.
어쨌든 그래서 체중 감량을 결심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식사 후에 졸음이 급격히 오거나 기면증의 수준으로 골아떨어지는 경험을 자주 했다. 밥을 먹으면 당연히 졸립지 하는 그런 게 아니다. 기절하듯 책상에서 졸아버리거나 한다. 분명히 당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지 않고서는 이러기가 힘들다.
- 기능성 소화불량 증상을 갖게 되었다. 뭔가 먹으면 내내 소화가 잘 안되는 느낌을 받고 위산 역류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한끼 두끼 먹긴 하지만 한 번 먹을 때 꽤나 많이 먹어서 문제가 된 거다. (여기엔 커피를 매일 달고 살았던 것에도 그 이유가 있다.)
- 아침을 건너뛰고 하루에 1회 2회 정도의 식사를 한다는 이유로 뭔가 안심을 했던 것 같은데, 실상 식사 때마다 허기짐만 심했지 체중이 계속 늘어갔다.
- 예전에 비해 탄수화물 섭취를 크게 줄였다고 생각했지만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이 계속해서 크게 증가했다. 탄수화물을 줄여도 이런 저런 이유로 지방 섭취가 과다했던 것은 사실이다. 자주 급하게 식사하고
체중이 다시 물어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1-2개월 전부터 쌀밥을 먹기 시작했다.
- 하루에 한 두끼만 먹으니 상관없겠지 하고 재미삼아 면을 먹기도 하고 쌀밥과 고기를 구워먹는 일을 자주했다.
- 식사할 때 양을 생각하는 습관을 잃어버렸다. 그러니까, 뭔가 푸짐히 먹으면 좋다 그렇더라도 적당히 양이 조절될 거라는 착각을 다시했다.
- 가끔씩 단 것을 많이 먹기도 하고 라면이나 떡이나 밀가루 음식을 별 다른 걱정없이 가끔씩 먹기도 했다.
- 혈당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단순히 식사 회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체중 조절이 적당히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취한 전략은
- 하루에 두 번 혹은 한 번 식사한다. 피치 못할 땐 3번 한다.
- 매일 섭취해야 하는 최소한의 단백질 섭취는 단백질 파우더/계란/고기등으로 유지했다.
- 대부분의 식사는 셀러드로 했다. 샐러드에는 닭과 같은 기름이 작은 고기가 포함된다.
- 소고기를 먹어야 하는 상황에는 최대한 지방이 작은 부분을 택한다 (트랜스 지방을 피하기 위함이다).
- 탄수화물은 과일이라든가 채소, 또는 오트밀과 같은 곡물만을 통해서 섭취한다. 그래도 양은 최대한 줄인다.
- 하루에 한번 이상은 식사후에 산책 수준의 활동은 꼭 한다. 특히나 탄수화물이 제법 포함된 식사를 했다면 최소한 산책 정도는 해줘야 한다.
- 근력운동은 아무리 못해도 1주에 2회 이상은 한다. 주로 하체 운동을 신경쓰는 것이 괴로움을 증가시켜 허기짐을 더 크게 줄여준다.
- 집에 먹을 것을 두지 않는다. 그래야 엄청난 허기짐이 찾아오더라도 쉽게 의욕을 꺾을 수 있다.
- 무조건 일찍 자는 게 좋다. 그래야 먹고 싶은 생각을 떨칠 수 있다.
이번 살 빼기에서 얻은 경험은 이렇다.
- 안좋은 식습관과 생활 태도가 떨어져 나가는데 3주가 넘게 걸렸다.
- 에전 습관이 떨어져 나가는 동안 엄청난 허기짐이 늘 찾아오고 그것을 참아내는 것이 쉽지 않고 감량하는 동안 내내 기분이 크게 다운된다.
- 일찍 잠들어서 푹 자는 날, 근력운동을 적당이 했던 날의 효과가 좋았다.
- 조금만 포만감이 들게 먹어도 체중 감량이 급하게 둔화된다.
- 포만감을 느끼는 양이 줄지 않는 것 같아도 꾸준히 양을 줄이면 엄청난 허기짐에서 슬슬 벗어난다.
- 단식이나 하루에 500 kcal 정도 먹어서 글리코겐과 물이 제법 빠져나갔다고 생각한 3kg 감량이 된 뒤 단식에 가까운 절식을 했지만 그 진도가 매우 더뎠다. 역시나 강력한 절식후에 다시 감량이 진도를 나갔다.
- 섬유질을 어떻게든 많이 섭취하면 배변양이나 빈도가 줄더라도 변비로 가는 것은 최대한 피할 수 있었다. 섬유질 섭취를 어떻게 해서든 줄이거나 멈추면 안된다.
- 습관적으로 먹는 양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것이 시간에 따라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잊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그동안 내가 먹는 양을 알게 모르게 얼마나 증가시켜 나갔는지 몰랐다.
- 하루 섭취하는 칼로리의 양, 혈당의 변화, 그리고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체중 변화 및 여러 가지 수치들이 거짓 없이 정직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대충 되는 것도 없고 몸이 자동으로 알아서 뭔가를 해준다거나 내가 특별히 좋은 체력이나 DNA를 가지고 있어서 나쁜 생활 습관을 저절로 극복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 건강과 관련된 모든 것은 내 평소 생활 습관, 먹는 것에 그대로 지배받고 있고 적당히 관리하지 않는 대가는 내가 이후에 질병에 의한 고통으로 고스란히 되돌려 받게 되어있다. 지금은 그 어느 것도 드러난 것이 없지만 결국에는 전부 다 드러나게 되어있다.
가장 좋은 효과는 늦게 깨어있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 되도록 일찍 일어나며 되도록 빨리 자는 것이다. 집안에 절대로 먹을 것을 사다놓지 않고 내 생활에서 힘들거나 무리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여태 10의 노력을 하고 살았다면 최대한 직장에서 짤리지 않는 선에서 8도 아니고 5정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적당하다고 본다. 이렇게 목표를 잡아놔야 다시 버릇처럼 10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서 몸을 망가뜨리는 생활로 돌아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일찍 잠이 들기 위해서 늘어난 활동량(근육 피로)과 카페인을 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10대가 3/4/50대보다 건강한 이유는 그들이 한창 성장기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활동량이 꽤나 많고 쓸데없는 과식, 또 커피나 담배, 술을 가까이 하지 않고 뭔가에 굉장히 집중해서 보내는 시간이 많이 때문이다.
목표는 체중이 72kg에서 안정되는 것이라 대충 여유를 두더라도 69kg 감량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5kg 정도 더 감량해야 되는데, 무엇보다도 근육의 감소가 굉장히 뚜렷하다. 근육이 줄더라도 몸에 쓸데 없는 체지방이 축적되어 몸이 무거워져있는 것보단 분명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진행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