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기차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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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여기 저기 포럼이나 뉴스 사이트에 가보면 전기차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주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한동안은 배터리 때문에 화재가 빈번하다 한번 화재가 나면 대형화제가 난다 (그러니까 전기차를 끌지 못하게 하자?) 그런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혼동하게끔 만들었으니까 (나쁘다) 그것 옛날 차들처럼 만들게 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글들이 꽤나 보인다.
글쎄 내가 처음 테슬라의 전기차를 시험 주행해봤을 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곧바로 모터에 공급되는 전류가 차단되어 발전기처럼 동작하게 되는 원리로 감속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 ‘와 이렇게 해서 에너지와 블필요한 브레이크 마모를 절약할 수 있겠네!’ 무릎을 탁 쳤던 생각이 난다. 도무지 무슨 이유로 두 개의 페달을 혼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해서 사람들과 논쟁을 끌어내려고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 옛날 신문물이 나올 때마다 없에야 한다 어쩐다 하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들의 주장은 발전적인 대안을 끌어내기 보단 ‘내가 보기에 싫으니까 (나쁜 점을 부각만 하고) 그냥 없에자’ 라고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 옛날에도 신문물이 등장하면 좋은 것은 뒤로 하고 나쁜 것들만 부각해서 문제화 시키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국 그 신문물이 그렇게 해서 반대 여론 때문에 도태되거나 했나? 아니다. 현대 사회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전기차가 지금 이 정도까지 왔다고 하는 것은 이미 충분히 쓸만한 물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결국 한 대 구입하고 만족해하고 있으니까. 글쎄. 종두법이라고 해서 수두 백신을 도입하려고 했을 때 그것이 소에서 왔다고 해서 소의 마귀가 씌인다거나 하는 비과학적인 이야기로 사람들을 호도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것을 도입해왔던 분이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코로나 백신이 나왔을 때도 그렇게도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도 난다.
전기차 이야기로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미국에서 생활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2013)인데 이미 회사에 테슬라 (모델S)를 끌고 다니는 이들이 제법 있었다. 사실 나는 그때 테슬라라는 게 뭔지도 몰랐고 자동차 회사라니까 더더욱 차에 관심이 없던 내가 알턱이 없었다. 그저 내 분수에 맞는 저렴한 차를 몰고 다니던 내가 고급차에 눈길을 한번도 줘본 적이 없다보니 내가 아는 지인이 회사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모델S를 보고 이 차라고 알려주고 나서야 그런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기억이다. 사실 전기차라는 겟 어떤 것인지도 한참 나중에 알게 되었고 적어도 매연을 내뿜지 않고 주차장에서 서서히 움직이는 데도 아무런 소음이 없어서 ‘역시 비싼 차는 다르구나 역시 돈이 좋구나’하고 말았던 것 같다.
글쎄 그런 신문물을 보고 나쁜 점만 콕콕 찝어서 발견해서 물고 뜯고 씹고 맛보는 그런 성정은 어디서 왔을지 나는 참 궁금하다. 내 눈엔 과거의 다른 차들과 다르게 고급지게 디자인 되어있는 모습과 매연과 소음이 없다는 것에 단박에 매료되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그러하지 않았을까 싶다. 가격이 얼마인지는 알지 못했으니까 나와는 차원이 다르게 돈이 많은 이들의 전유물이겠거니 했다. 사실 미국에 오고나서 게임에나 등장하던 애스턴 마틴과 같은 브랜드의 고급차들도 보게 되었으니까 그런 차들도 딱 보자마자 나의 차원에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차가 아니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중요한 것은 충분히 좋고 멋지니까 아무나 접근 못할 비싼 가격이었다는 것이다. 그게 불과 10여년 전 일이었는데 지금은 전기차의 가격이 꽤 낮아져서 흔히 볼 수 있는 차가 되었다.
그만큼 이점이 확실한 신문물을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으로 공급하게 해준 것은 분명히 선각자/사업가들이 세상에 공헌을 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의 이익을 얻기위해서 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아니면 그런 아이디어를 실현해내서 동시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없었을테니까. 만약 그들이 아니었다면 이런 좋은 혜택을 이렇게 저렴하게 누릴 수 있었을까?
지금도 그 옛날 구입했던 차와 전기차를 번갈아 타고 다니고 있는 나로서는, 전기차를 몰고 있을 때가 훨씬 편하고 운전중에 답답한 게 없고 좋은 점을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그러니까 너희들도 괜히 고민하지 말고 다 전기차를 사서 타고 다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적어도 나와 같이 전기차의 혜택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한 둘이 아니니 괜히 신문물이 좋니 나쁘니 이러쿵 저러쿵 안좋은 이야기 좀 하지 말자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