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반가움?...

나는 그렇게 인간적인 미가 넘치는 사람이 아니라 그런가 살면서 오랜 친구를 만났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반가움의 감정이 올라온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삶의 한 때를 떠올려보면, 미국에 장기 출장 나와있을 때 한달간의 출장을 마치고 본사로 복귀하던 날 점심에 느닷없이 눈물을 보이던 동료들을 보고 놀랐던 때가 있다.

뭐랄까 남자(?)의 세계에서는 이런 감정을 내비친다는 것은, 특히나 그것이 회사처럼 ‘사’보다는 ‘공’이 우선시 되는 집단에서, 과한 것이 아닐까 하던 생각이 있는데, 그렇게나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나는 ‘인간’의 삶을 살기 보단 ‘부품’의 삶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선호하며 살았었나보다 한다.

어쨌거나 10년전 20년전 알았던 어떤 것들이 여전히 그때 그대로 남아있으면 놀랍고 반갑고 하는 기분이 든다. 뭘 놀랍고 반가와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뭘 보고 이런 얘길 하느냐고? g200kg라는 아이디를 쓰는 어떤 일본인이 만든 skinman과 knobman이라는 걸 보고 하는 말이다.

별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취미삼아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때 도움이 되는 툴이다. 프로페셔널한 느낌도 전혀 없고 이걸로 프로페셔널한 퀄리티의 뭔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 여전히 이 사람은 이걸 오랜 시간동안 업데이트하며 살아온 거다. 대단하지 않은가?

그렇게 따지고 보면 여전히 linux와 자신의 생을 함께 하고 있는 Linus Torvalds라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이 사람이 뭔가 떼돈을 벌 욕심으로 뭔가를 했다면 이 일을 지금껏 잘 해 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어느날 혜성같이 등장해서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엄청난 떼돈을 벌고 사라져서 어디갔는지 모를 그런 존재가 아닌, 예나 지금이나 그냥 꾸준히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게 그냥 더 보기 좋다. 물론 나는 전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지만. 그냥 내가 아닌 누군가가 뭔가를 한다면 그냥 변치 않고 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은 거다.

살다보니 내가 아는 사람들 중 일부도 지금 여태껏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은 다들 어딘가로 사라졌는지 알기 힘든 사람들도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