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을 다녀왔다...

내가 알던 사람들은 아주 조금만 만나고, 대신 많은 사람들을 그저 구경만 하다 왔다.

가서 느낀 것은 이렇다. 사람들은 타인의 삶은 당연한 듯 이해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인생만은 특별하고 예외적으로 잘 풀릴 것처럼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인생은 결국 뻔한 이치로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졌고, 펀더멘탈이 충분하다면 매일의 등락이 있더라도 전체 방향은 우상향하게 되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두가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아직은 살 만하다는 이유로 그 문제를 최소한으로 다루거나 거의 방치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그 중요성을 실제로 의식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생각보다 흔하지 않은 듯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은 오히려 옅고, 나이가 들수록 그 불안은 지나쳐 쉽게 비관으로 기우는 것처럼 보였다. 답이 없는 미래 앞에서, 그들이 스스로에게 허용하는 해답의 폭이 너무 좁아 보이기도 했다. 뭔가 노력은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확실한 답이 보이지 않다 보니, 그나마 확실해 보이는 몇 가지에 거의 전부를 베팅하며 살아가는 느낌도 들었다.

같은 질문을 나에게 던져도 나 역시 뾰족한 답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그들에게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자격도 없다. 다만 그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길지 않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는 오히려 조금은 나은 조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의 선택들이 운 좋게도 아주 나쁘지 않았기에, 남은 날들에 대한 불안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현실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면 내가 쉽게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의 변화를 빼면 나머진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이다는 일종의 물리법칙과도 같이 확실한 것 아닐까 한다. 우리의 확신을 시험하기 위한 매일 매일의 등락, 단기간의 스윙은 언제나 있겠지만. 모르겠다, 이것은 내가 그동안의 삶을 통해서 얻은 패턴 학습의 결과이니까 타인에겐 혹은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