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를 하나 더 놓았다...

겨울이 되었지만 전 집안을 다 난방하기 뭐해서 주로 머무는 곳만 선택적으로 난방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침실의 침대를 옮겨와야 했다. 막상 침대를 옮기려고 보니 그냥 (혹시 모를 손님을 생각해도) 침대가 하나 더 있는 게 낫겠다 싶어 싼맛에 아마존에서 하나 주문해서 설치했다.

덤으로 단열 같은 거 생각하지 않고 지은 집에 이런 저런 것들을 설치하려고 보니 배보다 배꼽이 큰 지경에 이른거나 아닌지 모를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 죄다 손익을 따져서 할까 말까 하다 보면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기에 그냥 지르기로 했다.

혼자서 대략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이것은 모두 다 전동공구 덕택이다 싶다.

처음 이민와서 단기간 사용할 가구를 조립하면서 늘 전동공구 없이 낑낑대던 기억이 난다. 조립시간이 못해도 두배 이상은 걸렸지 싶다.

왜? 대개 조립하면서 설명서를 덜 유심히 보거나 대충 만들어진 설명서를 보면서 조립하면 꼭 다시 해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곤 하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얼마 하지도 않는 전동 공구를 사기 싫어 어떻게든 버텼던 기억이 있다. 이민 생활은 내가 선택한 길이긴 해도 늘상 뜯기는 세금이 무슨 이유인지 더 아깝게 느껴졌기에 sales tax 몇 푼 더 내기 싫어 전동공구도 사지 않으려 했다라는 게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동안 뭔가 내 생각대로 되는 일이 없다 싶어 기분이 많이 다운되어있었는데, 침대라도 하나 조립하고 잠자는 곳의 위치를 바꿔보니 제법 기분 전환이 되었다. 어차피 몇 푼 들이고 고작 자기 만족하는 일에 불과하지만 사람이란게 작은 성취감 같은 걸 느끼게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