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봤다...

정작 도움이 필요한 건 나였지만 타인에게 도움을 베풀겠다는 표면적인 이유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게 무슨 말이 안되는 소리냐 싶겠지만.

번아웃이 심해져서 주말에도 일을 하는 습관을 어떻게든 떨치기 위해 나름 환기가 필요했지만 좋은 명분이 없던 차에 새로 회사에 조인한 누군가가 이 동네 집을 알아보러 다닌다기에 기꺼이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는 척 따라가서 일종의 기분 전환을 했다. 내가 고마우니 한사코 말리는데도 밥도 사고.

그런데 이런 짓은 자주하면 도리어 이상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 적당히 해야 하고.

누군가를 돕는 게 그냥 그 대상을 위한 일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일이 되는 상황을 이제 내가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이건 봉사도 아니고 객관적으로는 타인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나를 위한 행동인 것이다.

손이 많이 가는 가족들과 살고 있다면 남에게까지 에너지가 남아돌지 않으니 가족들한테만 몰입해도 자동적으로 특정 영역에 과다하게 정신력을 쓰다가 망가질 일은 없으니 또 그렇게 살아지는 것이고 나는 나대로 내 단조로운 생활이 이 극단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냈으니 ‘손’이 필요한 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자처하면서라도 나를 돌봐야 된다.

이 역시도 어쩔 수 없는 흐름 아닐까. 나도 살면서 알게 모르게 그런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