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통제감이 부른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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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올핸 고구마를 트럭째로 먹은 것 같이 답답한 일상이 꽤나 오래 흘러가고 있다. 뭘 하고 있어도 명치 끝이 답답한 듯한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달까.
그럴때마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뭘 해야 좋아질까 하는 생각들을 수도 없이 한다. 그저 그런 분석 가득한 생각이 지금의 날 도와주는 게 아닌데도.
분석을 일삼는 건 뭐랄까 한동안 그런 분석을 통해 얻은 해답을 재미를 봤기 때문이지 싶지만 그 따위 것 하지 않아도 삶에 큰 지장은 없다.
그저 내가 느끼기에 내 생활을 스스로 진단해서 개선했다라는 일종의 통제감만을 선사할 뿐.
잘 굴러가지 않는 것은 잘 굴러가지 않는대로 잘 굴러가는 것은 잘 굴러가는 대로 놔두면서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들을 매일 같이 audit한다고 안되는 게 잘 돌아가거나 하진 않는다. 되려 안 굴러가는 걸 문제 삼아 살아가다보니 부정적인 측면만 바라보게 되는 거다. 마치 프로젝트 메니징이 빡시게 붙어서 일정을 관리한다고 일이 빨리 돌아가긴 커녕 일꾼들의 스트레스만 높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내 삶의 일꾼과 관리자 전부 나 자신이라 딴에 열심히 삶을 관리하겠다고 피곤하게 굴어봐야 나 자신의 삶의 만족도만 낮추는 꼴을 가져온다라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내가 잘 지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때론 나를 방치하듯 쉬게 내버려두었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옛날 같이 사는 가족들이 나태해진 나더러 이러쿵 저러쿵 잔소리를 하더라도 태연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내면이 건강했기 때문이 아닐까. 몰골이 지저분하든 방을 치우지 않아서 엉망이든 그냥 대충 대충 살면서 털려버린 정신 에너지를 채워나갔던 게 아닐까 말이다.
지금은 그 시절이 그립다.
난 어느 시점부터 내 생활이든 일이든 뭐든 마이크로 매니징을 해왔고 그것이 비뚤어진 나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면 어떻게든 자극을 가했고 그덕에 그렇게 잘 관리되고 있는 것 같아도 나는 결벽증이 있는 사람처럼 나 자신을 못살게 굴고 단지 내 기준으로 완벽하지 못하단 이유로 남들앞에서 작아지고 그 덕택에 삶의 만족도는 그만큼 하락했다.
음식물 쓰레기 제때 안버리면 어떠냐, 그놈의 돈 관리 좀 서투르게 하면 어떠냐, 몸 관리, 식단 관리, … 도대체 내가 뭐라고 그런 것들을 다 잘 해내야만 하는가?
말도 안되는 나의 기준에 미달하고 짜놓은 계획에서 한치라도 벗어나는 것 같으면 나를 나무라는 수준을 넘어, 이렇게 살다가 큰 일나는 것 아닐까 하는 정도의 불안으로 치닫을 때도 있다.
같은 잣대로 타인들을 바라보면 느슨함이 도를 지나쳐 거의 무정부상태나 다름없이 살고 있지만 다들 별탈없이 잘도 살아간다. 되려 그런 작은 것들에 매몰되어버린 덕택에 큰 것을 놓쳐서 애석해하는 결과만 초래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 내지는 소탐대실이라고 하지 않나?
푼돈 좀 아끼려다 큰 가치(내 삶의 만족도, 건강)를 포기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가 아닐까?
그러니까 ‘그까짓것 좀 못하면 어떠냐?’ ‘뭣이 중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