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 Boombox..

가끔씩 내가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기타를 연주해주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해봤다. 어쿠스틱이 아니니 앰프나 다른 장비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큰 규모가 아니라 소규모로 한다면 사실 맥북에서 대부분의 처리를 하고 그걸 배터리로 구동되는 붐박스에 연결해서 잘 활용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가격도 그다지 나쁘니 하나 구입하려고 하다가 예전에 지인 중 하나가 자랑했던 물건이 하나 생각나서 잠시 사용해보기로 하고 가져와서 써봤다.

문제는 aux input으로 넣어도 latency가 어마어마 했다는 것이다. DSP processing이 있다고 해서 뭔가 좋은 물건인가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큰 버퍼를 사용하는 모양이다. 그 옛날 PC를 사용해서 녹음할 때도 버퍼 크기가 어느 이상 되더라도 그럭저럭 감수하고 사용했던 걸 기억하면 여기서는 도대체 얼마나 큰 버퍼를 쓰기에 이럴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다. 체감되는 latency 는 수백 ms 정도 되는데, 여기서 DSP processing이라는 게 일반적인 붐박스의 폼펙터로 봤을 때 체감 음질이 좋지 못할테니 EQing, 사실 별 것 없고 이미 누군가 튜닝한 weight를 적용하는 FIR filter일 것 같은데 초저음까지 컨트롤 해야하니 버퍼를 크게 잡아놓은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 붐박스는 라이브 연주에 전혀 적당하지 않고 대부분의 붐박스들은 유사한 칩셋을 가져다 쓰고 있어서 aux input이라고 하더라도 latency가 꽤나 크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라이브 연주에 사용할만큼 포터블 앰프는 뭐가 있나 찾아보지만 transparent한 음색을 내는, 그러니까 스피커 + class D 모듈 + 배터리 팩 으로 구성된 제품은 안보인다는 거다. 결국 이 물건이 내가 필요하다면 만들어야 되는 것이고. 대략 가격으로 보면 예전에 구입하고 쓰지 않던 소형 북쉘프 스피커 2개를 붙이고 여기에 대략 10불짜리 class D 모듈을 달고 손잡이를 달고 50불짜리 24V 5Ah 짜리 배터리 팩 하나 붙이면 원가만도 200불 정도 된다. 들고 다니기 편하려면 손잡이도 달아주어야 하지만 모양새가 그리 이쁘지 못하단 건 덤이 되겠다.

그래도 이 정도면 길거리에 나가서 아니면 마당에서 뭔가 라이브를 하기에 적당한 물건은 될 것 같다. 이런 물건이 사실 roland에서 나와있긴 한데, 여기엔 자체 이펙트가 붙어있고 단자들이 요란하게 붙어있는데다 스피커는 그다지 하이파이 스럽진 않다는 게 문제지. 요샌 플러그인 이펙트의 품질이 워낙 좋아서 랩탑을 가지고 있다면 구태여 외장 이펙트를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