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익스프레스 기타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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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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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주문을 넣었는데 금요일에 들여다보니 1주가 되도록 선적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나와서 무슨 일이 있냐니 자기들이 가진 기타에 문제가 있어서 새로 생산이 들어가서 2주가 걸린단다. 그래서 지금부터 2주냐 아니면 주문한 다음부터 2주냐니 5에서 8일 정도 걸린단다. 그래서 이 기타는 2주도 더 걸릴 물건이겠거니 했는데, 무슨 일인지 월요일에 배송에 들어갔단다. 그래서 어찌된거냐 물어보니 방금 부쳤단다. 그래서 한 주 정도 기다리면 오겠거니 했는데, 이게 무슨 조화인지 화요일인 오늘 퇴근하려고 보니 집 앞에 기타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이었다. 유튜브에 나오는 그 누런 테입으로 칭칭 감아놓은 그 스티로폼 상자 말이다.
그 이후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별로 기억이 없다. 기타는 손에 쥐어져있고 한참을 놀다보니 어느 새 12시를 바라보고 있다. 정말 미친 듯이 가지고 놀았던 것 같다. 내가 기타를 한 두대 사본 것도 아닌데 정말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쓸데없는 말은 다 집어치우고 요약 정리하겠다.
- 잉베이의 시그니처는 바디는 노란색에 픽업과 볼륨 노브가 크림색으로 알고 있는데, 이 물건은 크림색의 바디 도장에 하얀색의 픽업과 볼륨 노브를 달고 있기에 다시 확인해보니 원판도 바디가 크림색이다. 또 다른 눈에 보이는 차이점이라곤 원판의 브릿지 새들이 보다 빈티지하다는 것인데, 역시 대세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이게 더 맘에들고 프렛이라는 거다.
- 기타는 상태가 매우 좋다. 혹평의 리뷰들이 제법 있는데, 정말 대만족이다. 총알 배송에다 중국으로 부터의 배송비로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좋다. 데드 프렛이 있다는 둥 프렛 가공이 엉망이란 소리가 있는데, 내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 데칼까지 아주 맘에 쏙 든다.
- 세팅은 자기가 해야 된다. 고가의 기타는 세팅이 100% 만족스러울 것 같지만 아니다. 누가 세팅했느냐에 따라 천차 만별이다. 고가 기타도 결국에 내가 다시 세팅해야 된다. 그럴 바에야 아예 세팅이 안되어서 오고 그 세팅비만 빼줘도 감사할 따름이다.
- 넥이 앞으로 살짝 나와서 줄이 좀 떠 있었고 intonation이 안 맞아있었는데 그거야 어떤 기타를 사든 결국에 내 입맞에 맞게 다시 세팅하는 것이니 전혀 부담이 되질 않았다.
- 프렛이 새것이라 그런 것인가 처음 잡았을 때 밴딩이나 비브라토 할 때 꺼끌거리는 느낌이 났는데 이내 멀쩡해졌다. 대신 칠 때마다 손가락이 시커멓게 뭔가 묻어나는데, 고가의 기타는 안 이럴 것 같지? 만 마찬 가지로 시커먼 것이 묻어난다. 지판에서 묻어나는가 싶었는데, 이 기타는 유광의 메이플 지판이니 그렇다고 보기 어렵겠지.
- 너트나 튜너는 별로 좋지 않다. 브릿지도 좀 그렇긴 한데 그거야 너무 민감할 때 그럴 뿐이고 대개 저가의 기타들치고 이 부분이 완벽한 기타는 없다. 고가라고 해서 특별이 아주 완벽하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브랜드가 있는 부품을 쓸 뿐이지.
- 픽업 및 사운드 아주 좋다. 솔직히 22프렛의 싱글 픽업 소리가 좋아서 뮤직맨의 Sub Silo 3를 한대 가지고 있는데 솔직히 내놓을 생각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이 기타는 완벽하게 스트랫의 필도 완벽히 내면서 scalloped 지판이라 잉베이옹의 노래들을 제맛 팍팍 살려가며 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기준에서 같은 기능/색깔을 내는 기타는 여러 대 두지 않는다.
그래서 앞으로 어쩔거냐면,
- 분위기 봐서 너트를 좀 갈아줄까 한다. 튜닝 머신도 갈아주면 좋을 것 같은데 일단 너트 때문에 줄이 물렸다 풀렸다 해서 튜닝이 잘 나가고 있는 것 같다. 너트를 바꿔 보고 괜찮으면 그냥 쓰고 여전히 문제다 싶으면 튜닝 머신도 갈아야 되겠지. 이런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질 않는다. 기타 자체가 내가 원하던 삘 그대로를 내고 있다. 데칼도!!
나머지는 그대로 완벽하다. 손 댈 필요가 없다. 내가 가진 기타 중에 가장 싼 기타이지만 가장 오래 들고 있을 것 같은 기타다. 다른 기타들은 사실 유행을 좀 타는 데다가 자기 색깔이 확실하지 않는 반면, 이 기타는 색깔이 너무 뚜렷하다. 질려서 내놓을 이유가 전혀 없는 기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