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 Carb High Fat diet

대략 2-3년전부터 LCHF 다이어트가 일대 유행으로 번진 것 같다. 한국에서는 티비에 소개된지 대략 1년 정도 되는 것 같고 효과를 봤다는 사람부터 병원에 실려갔다는 사람들까지 반응은 다양한 것 같다.

이 방법의 원리는 탄수화물 식이를 극도로 줄이면 몸이 지방을 태우는 모드로 바뀌어 (케토시스라고 함) 몸이 탄수화물이 변형된 당을 에너지원으로 쓰기보단 지방이 변화된 케톤을 에너지로 사용하게 되어 몸무게가 줄게된다는 것이다.

찾아보면 여러가지 의견이 있는데, 몸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되면 지방보다 양질의 에너지원인 단백질을 더 먼저 꺼내쓰기 때문에 근육도 날려먹는다라는 이야기도 있고, 이러한 스타일의 다이어트를 버텨낼 사람이 별로 없어서 결국엔 유지가 힘들다고도 한다. 결국, 뭘로 보든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방을 풍족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 단순히 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해서 늘 기근 상태로 허덕이는 (주로 저탄수화물 저지방) 다이어트 보단 덜 괴롭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을 풍족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는 것 역시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말 그대로 채소와 고기, 또는 기름만 먹어야 되는데, 그렇게 먹기가 보통 까다롭지 않다.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간식이나 음식들에는 대부분 탄수화물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 식사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견과류, 그것도 탄수화물이 적게 포함된 마카다미아 같은 것들만 입에 물고 탄수화물의 유혹을 이겨내며 살아야 된다.

이렇게 해서 많은 시간을 버텨서 감량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탄수화물이 들어가는 순간 다시 몸무게는 비약적으로 늘어서 예전과 같아지게 될 뿐이다.

내 경험을 보자면 최대 15kg까지 감량했는데 역시나 저 탄수화물 섭취 + 섭취 칼로리 제한으로 대략 6개월만에 이뤄낸 결과인데, 그것이 원상 회복되는 데에는 3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분명히 칼로리 섭취량도 평소 대사량을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섭취했지만 탄수화물 섭취량이 예전에 비해 늘었단 것으로 그렇게 되었다. (가드를 내리고 쌀밥과 면을 먹었다. 너무 우울한 일이 많았어서 기분이 좋아지라고.)

원래 몸무게가 회복된 이후로는 특별히 과식을 하더라도 몸무게가 특별히 더 늘지 않았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이게 몸이 나의 적정 체중을 기억하는 효과 때문인 것이지 한다. 몸이 내가 과체중인 상태로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으면 그것을 하나의 set point로 저장해서 어떻게든 이 체중량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영양상태가 조금이라도 좋아지면 몸은 어떻게든 그것을 최대한 남겨서 원래 체중으로 가져가려 하고, 이 때 목표 체중에 도달하면 몸은 대사량을 늘려서 과하게 들어온 열량을 태워버린다는 얘기다.

결국 감량이 되어있는 상태에서는 식이를 미친 듯 제한하지 않으면 결국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게 1년이 되었든 2년이 되었든 예전의 set point, 다시 말해서 가장 풍족했던 시절의 몸으로 말이다.

과거야 어찌되었든 맘에 들지 않는다면 평생토록 노력해서 관리해나가는 수 밖엔. 내 의지력으로 내 몸을 이겨내는 수 밖에.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이 좋다면 의지력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어떻게든 줄여보는 수 밖에. 느끼함과 웬지 모를 박탈감으로 체중 감량의 기쁨을 대신하는 수 밖에.

살아가는 것은 정말 만만한게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