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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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에 옮긴지 2주째인데 몸에 큰 변화도 없고 몸무게도 그다지 빨리 줄고 있는 느낌은 없다. 나름 애쓰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는 뚜렷한 체중 변화가 없어서 정말 몸이 케토시스 상태에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케토스틱스를 하나 주문했다. 다이어트는 연례 행사로 하고 있어서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 그 부담이라는 것은 공복감을 견뎌내는 것, 못 먹고 있으니 몸이 망가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견뎌내는 것이다. 그외의 문제는 없다. 비타민이니 오메가 3니 하는 것들 꼬박 꼬박 먹어주고 있으니까.
다만 밥과 면과 빵과 설탕 없는 생활은 견디기가 쉽지 않다. 또 당이 많은 과일도 멀리해야 하니까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면 ‘사람이 이렇게 먹고도 살 수 있는 것인가? 반드시 몸에 문제가 생길 거야’ 하는 생각을 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본다.
편히 먹을 수 있는 것은 열량이 거의 없는 야채와 고기, 계란, 버터, 치즈등이다. 한국 사람 가는데는 어디든 밥이나 면이 있으니까 이것들을 제끼고 나면 먹을 게 별로 없다. 하루 종일 아무런 탄수화물을 먹지 않았다치면 맥주 캔 하나 먹을 정도의 여유는 있는 것 같다. 위스키를 먹으면 괜찮다는데, 맥주와 위스키의 느낌은 매우 다르다.
전과 달라진 것은 하루에 한 끼 먹고 지나가도 공복감이 별로 없다는 것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탄수화물로 된 걸 먹으면 그게 무엇이든 빠른 시간 안에 공복감이 몰려오고 견디기 힘드니 어떻게든 또 먹게 되는데, 이것은 그게 없다는 게 장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뱃속은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로 있게 된다. 가공식품은 원래 먹지 않지만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게 되면 소화도 빨라서 식후의 잔류감(?) 같은 것도 없다. 이런 상태라면 아무 때나 운동하기도 좋고 식후의 졸음이 찾아오거나 하는 일도 없다.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과거를 떠올리면 어쩌다 운동을 하면 한참 전에 먹었던 것들도 다 올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고 운동이 끝나도 내내 개운하지가 않았다. 늘상 피로감은 만땅이고. 운동을 할 때마다 이 괴로움도 늘 반복되었다. 식이 습관을 고치고 나서는 짐에 가서 뭘하든 속이 뒤집어지는 일은 없다. 얼마전에 먹었던 것이 남아있는 일도 드물고 넘어오는 일은 더더욱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