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엔카(演歌)?

엔카 하면 일본 문화 좋아하는 나이 많이 드신 어르신들이나 듣는 음악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특히나 옛날 없을 시절에 엔카를 듣고 알고 음반을 모았다면 일본 문화를 워낙 좋아했거나 일본식으로 제법 놀았고 즐겼기에 그랬다는 말이니까 먹고 살기 힘든 축에 끼는 사람은 아니었단 말도 되고. 소위 집에서 돈 좀 있어서 노는 형님 아니셨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가만히 보면 우리나라 트로트나 전통가요(?) 같은 것들은 많이 현대화가 되고 있긴 하지만 애초에 그런 음악을 전통 복장을 하고 부르지도 않았고 그게 문화의 전통이라거나 현대 가요의 원류(?)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지 그저 그런 쪽의 가요는 이제 얼짱 언니 오빠가 요즘 복장을 하고 나와서 불러야 제맛이지 하는 것 같다. 예전 거물급 가수들은 그냥 그 가수들 대로의 세계가 있다고 보고 말이다.

일본 연가의 경우는 복장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예전의 모습과 달라지는 영역도 있지만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부분도 있으니 우리 나라와는 많이 다르지 싶다. 20-30대 연가 가수들이 나와도 여전히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방식으로 머리하고 화장하고 전통적인 창법으로 하고 있고 가수들의 행실 또한 가볍거나 천박하지 않으니 시간이 흘러도 저속화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는 구나 싶은 것이다. 더구나 이 분야의 가수와 연주인, 그리고 작곡가들도 그들의 공로를 인정해주고 일종의 장인급으로 인정해주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한다. 여기에 트로트나 뽕짝 하면 나이든 이들의 퇴폐 행각의 온상들만 떠 오르고, 술 마시고 헤롱헤롱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이미지나 떠오르는 것을 생각하면 차이가 큰 것 아닐까 싶은데, 역시 인구의 문화적 스펙트럼이 넓고 시장이 넓은 일본 같은 데선 음악도 시장이 한쪽으로만 쏠리지 않고 이렇게 다양하구나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