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g Howe at Jarasum Jazz Festival in 2004

2004년 있었던 일이니까 벌써 14년 전의 일이 되었다. 세월 정말 엄청나게 빠르다. Greg Howe를 생전 처음 보는 날이었는데 공연장엔 연주 라인업의 엄청난 인지도 (Dennis Chambers를 포함하면)를 생각하면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그날 거의 마지막 공연이었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Greg Howe는 Dennis Chambers/Victor Wooten과의 협업 앨범인 “Extraction”을 낸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는데, Greg Howe가 “Introspection”이라는 사실 그의 음악 스타일에 한 획을 긋는 앨범 이후의 대작을 발표했을 때이다. 잘은 모르겠으나 Victor Wooten을 빼고 나머지 맴버는 일본의 베이스 주자 Tetsuo Sakurai의 개인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그 앨범 홍보차 자라섬에 들른 듯 했는데, 사실 테츠오 사쿠라이의 개인 앨범엔 별로 관심도 없고 Extraction을 이들 라인업으로 연주한다는 것에 더 큰 관심이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울며겨자먹기로 테츠오 사쿠라이의 이 프로젝트 앨범은 가지고 있게 되었다. 듣지는 않지만.)

지금도 그 때를 떠올리면 Greg Howe의 음악 커리어상 전성기의 그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것 같다. 당시의 연주는 한마디를 불을 뿜는 연주였달까? 과거처럼 Neo classical metal을 연주하지도 않았고 처음 등장할 때 처럼 Fusion + metal의 연주도 아닌 약간 하드한 세팅의 fusion 연주를 하는 스타일로 완전 고정이 되긴 했지만 사실 이 스타일로 전환한 후 Introspection 앨범 부터 그가 가장 크게 부각되었으니 전성기라 할 만하다.

사실 작년에 Greg Howe가 Simon Phillips의 앨범에 참여해서 전세계 투어를 도는 중에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들르게 되어 두달 전쯤에 표를 미리 예매했었는데, 아쉽게도 사이몬 필립스의 집이 산불로 소실되는 바람에 인근 지역 투어가 모두 취소되는 바람에 마지막이 되었다.

아쉽지만 Extraction 앨범 이후의 작업은 여러 개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그 색깔이나 발전의 정도가 뚜렷하지 못했다 (아마도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의 Simon Phillips의 Project 앨범인 Protocol IV에서도 뛰어난 연주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Extraction때 처럼 불을 뿜는, 또 뭔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색깔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가끔씩 나란 사람이 생각보다 Lucky하지 않은 것 같다 생각하다가도 이런 내 생전의 중요한 공연들은 나름 놓치지 않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We Live Here”를 발표하고 한국에 잠시 들렸을 때의 Pat Metheny Group의 공연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역시나 평생 구경한 얼마되지 않은 공연 중 손에 꼽힐 만한 것이지 싶다. 아쉽게도 그 시절 이후로는 아무런 이벤트가 없었을까. 스스로에게 너무 무관심하게 살고 있구나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보니 Bucket head가 어제 인근 지역에서 공연을 하고 지나갔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