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카와 비(?)폰카

폰카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짧은 초점거리 덕택에 광각의 사진을 편하게 찍을 수 있다는 것과 최소 접사거리가 작아서 가까이있는 것들을 잘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싶다. 여기에 뛰어난 통신 시스템 (카메라를 위한 것은 아니지만) 덕택에 다양한 정보를 사진에 넣을 수 있다는 것. 쉬운 예로 GPS 정보를 넣는 것. 그외의 카메라적인 성능에 있어서는 작은 렌즈/센서가 갖는 단점을 모조리 가지고 있기에 칭찬할 만한 구석은 없다.

비폰카 중에서 GPS 정보를 넣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나마 좀 쓸만한 것이 카메라에서 Wifi로 스마트폰으로 덤프하는 기능인데, 이 때 GPS 정보를 삽입하게 두면 특정 지역에서 촬영을 끝낼 때 모두 스마트폰으로 덤프해버리면 일부러 GPS 정보를 넣어주지 않아도 잘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매우 귀찮다. 사진의 양이 많으면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 외에 GPS tagging을 위한 별도 모듈을 달거나 하면 되는데 이 또한 귀찮고 100% 잘 된다는 보장도 어렵다.

비폰카의 폰카에 대한 장점은 렌즈를 교환해서 쓸 수 있다는 것, 렌즈 교환이 안되도 광학 줌을 보다 넓게 쓸 수 있다는 것 정도가 되지 싶다. 화상처리에 있어서 특별히 장점이있다 말하기 어려운 것은 일단 디지털화 된 상태에서 후처리라는 것은 사실 카메라보다 컴퓨터에서 작업하는 것이 훨씬 좋기 때문에 폰카나 비폰카나 어떤 것이 좋다 말할 수가 없다 싶다.

비폰카에서 광각렌즈를 써서 촬영을 하는 경우에는 요새처럼 센서가 좋은 시절에서는 비폰카의 장점을 내세울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다. 비싼 광각렌즈를 장착해서 광학적인 우위를 드러내는 정도가 고작인데 그렇게 보면 비폰카에서는 폰카가 내주지 못하는 화각의 렌즈를 사용하는 것만이 그 우위를 나타내기에 적당한 세팅이 아닐까 한다. 즉 표준 렌즈 (50mm) 혹은 85mm 정도에서 인물 사진을 찍는 것에 있어선 폰카는 근처에도 올 수 없고 더구나 망원으로 먼거리에 잡기 힘든 피사체를 잡아내는 것 또한 그렇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일상생활을 옮기는 것에 있어서 비폰카가 폰카를 당해낼 길은 별로 없어보인다. 휴대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피사체를 어떻게 잡아내느냐, 특히 그 심도에 있어서 민감하지 않다면 아무리 광각으로 찍어도 크랍하면 그 뿐이니 폰카가 단연 발군일 수 밖에 없다.

여전히 고가의 SLR이나 미러리스는 잘 팔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종의 어른 장난감이라 그러할 뿐이고 프로스러운 영상을 만들어낼 생각이 아니라면 비폰카의 세계는 점점 좁아지는 게 아닐까 한다.

웃긴 것은 정작 프로사진을 만드는 사진관에만 가봐도 카메라의 기종이며 렌즈며 비 전문인의 세계의 그것과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거나 혹은 그만 못한 것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사진의 수준도 비 전문인의 것들이 월등히 더 뛰어날 때가 많은 것을 보면, 이 세계 - 장비의 성능에 크게 의존하는 프로세계 - 야 말로 비전문인과의 격차가 없어지는 영역이 아닐까 한다. 빨리 탈출하든가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할텐데 프로가 비 프로 대비 장비의 우위성을 가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방안이 있을 수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