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직 회사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니고, 어떻게 보면 무지 중요한 일 때문에 집에 못 가고 있다.

집에서는 이시간에도 집에 안가고 있는 남편을 안스러워 하긴 커녕,

다짜고짜 왜 늦게 오냐고, 그래서 자기 일 하는 거 못하고 있다고 뭐라한다..

늘 집에 늦게 들어간다고 얘기하고 다녀야겠다. 알아서 하게..

집에 늦게 들어가고 싶어 늦게 들어가는 사람 있나..

일찍 가려고 했는데, 일이 안 끝나서 늦게 가는 것을..

앞으론 아예 늦게 가야 한다고 말해야지..

아내는 엄마와 다르다..

그 사실을 너무 잘 알면서도..

몸이 피곤할 때는 엄마의 걱정어린 말한마디까진 아니라도..

‘적어도 나라면….텐데’하는 작은 기대는 갖게 된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산산이 깨버리는 신경질적인 한마디..

나란 사람은 고작 이런 말이나 얻어듣고 살기위해 태어난 존재인가?

다시금 나란 존재에 대해 뼈저리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