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두번째 주말이 됐다..

이번 주에는 교회에 꼬까옷 입고 가서 노래부르는 일이 있다.

솔직히 그 귀찮은 일 때문에 몇 주전부터 계속 신경이 쓰이고 있다.

나이 지긋하신 동네 어른들 아가들 재롱만 보시다 식상하셔서..

이번엔 다 큰 자식들 꼬까옷 입혀놓고 노래시켜놓고 재미 좀 보자 이건가..

어쨋거나 내 해석은 그렇다..

과거로 거슬러가보자면..

여름 성경학교니 해서 맛난 걸 준다고 해서 멋 모르고 따라갔던 때를 빼고..

(개신교)교회를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고 기도를 한다거나..

귀가 간질간질해지는 표현을 입에 담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내 팔자에 교회라는 것 갈 일이 있을까 하던 게 어제 같은데..

중학교 다닐 때 막 성당에 다니기 시작하신 어머니 손에 끌려 성당에도 잠시 다녀봤고..

(결혼할) 여자를 찾기 위해 눈이 벌건 친구의 들러리로 교회도 잠시 다녀봤었다..

마침내는 온 가족이 교회에 올인하다시피하는 엄청난 개신교 가정의 맏딸과 결혼하게 될 줄은..

정말로 꿈에도 몰랐다고 해야지..이래서 결혼은 운명이라던가..?

교회(미안하다..콕 찝어서 개신교 회당을 말하는 것이다)를 다니지 않던 사람이 그곳을 드나드는 괴로움을 아는 사람은 잘 알 것이다..

처음엔 정말 견디기 힘들었지만..그게 한해 두해 지나다보면..그러려니 하게 된다..

지금은 한없이 베푸시는 장인 장모께 조금이라도 보답한다는 심정으로 다닌다고 보면 맞을까..

참기 힘들어도 집사람과 하나뿐인 딸의 장래를 위해 기도하고 희생하시는 이분들을 생각해서 참는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교회활동에 적극적이 되라고 하시는 말씀에는 아랑곳없이 나이롱으로 다니고 있지만..

여기까지가 나의 인내력의 한계이다..더 이상은 시간이 어떻게든 해결해주길 바랄 뿐..

내가 달라지거나..내 주위가 달라지거나 둘 중 하나다..